[인터뷰] 투잡 뛰는 청년정치인 “인생이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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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양·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오태양·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직장문제, 연애문제, 나는 왜 힘들까,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청년정치’의 시작은 이렇게 개개인이 느끼는 ‘나의 문제’를 사회 전체의 의제로 확장시키자는 발상이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등 우리 사회에는 오래전부터 여러 시민단체나 정당의 형태로 청년정치에 참여하는 10~40세대가 있었다. 엄연히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우리가 ‘정치’하면 떠올리는 평균 연봉 1억4000만원의 여의도에 계신 분들과는 많이 다르다. 투잡을 뛰어야 생계가 유지되므로 대부분은 파트타임을 하고 낮에는 일용직, 밤에는 정당에서 일하는 간부도 있다. 단순한 관심과 열정만으로 불쑥 뛰어들었다가 중도에 나가떨어질 법도 하지만 시험이나 취업, 출산 등을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는 이는 있어도 포기하는 이는 없다.

지난해 겨울 청년정당 ‘미래당’을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정치’를 떠올리면 가슴이 뛰지 않은 적이 없다. 미약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 우리 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더 나아지게 만들자는 열정 하나로 모인 청년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청년정계의 블루오션 ‘미래당’을 응원하기 위해 <머니S>가 창간 12주년 특별인터뷰를 기획했다. 지난 8월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 중앙당사에서 오태양·김소희 미래당 2기 공동대표를 만나기로 했다. 인터뷰 약속 이틀 전 김 대표에게 긴급히 연락이 와 오 대표가 수술을 받을지도 모를 정도의 건강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오 대표는 최근 몇주 동안 반일본 운동과 홍콩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며 컨디션이 악화됐지만 일정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을 미뤄왔다. 오 대표를 대신해 우인철 공동대변인(정책위원장)이 인터뷰에 참석했다.

◆“청년정치를 알고 인생이 바뀌었어요”

2017년 창당한 미래당은 현재 당원 1만3000명, 당직자 전국 80명이 활동한다. 창당 2년 반 만에 당원수가 26배 늘었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기본법’ 제정 1만명 서명운동과 서울 공공임대주택 반대 주민에게 대항하는 천막농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 우인철, 서울 도봉·가 후보 김소희 등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 총 9명을 출마시켰다. 김 대표는 득표율 8.22%를 얻었고 미래당은 후원금 1억원을 모금해 지지자들의 존재를 확인했다. 지금은 비록 의석수 ‘0’의 원외정당이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봤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소개해주세요

▶김소희 : 저는 대학에서 도시부동산학을 전공하고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회사 경력 8~9년차 때 구조조정이 왔고 이직을 알아보다가 우연한 기회로 남북통일이 건축분야의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알았죠. 통일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NGO 활동을 했고 사회문제를 논의하는 청년포럼에서 우 대변인을 만났어요. 당시 생각보다 많은 청년이 사회문제를 연구하고 공감하며 문제제기하는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청년포럼의 화두는 ‘왜 청년들은 모이지 않나’라는 것이었어요. 때마침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고 각종 시민활동이 급물살을 탔어요. 여러 시민단체가 모여 의제를 공유하고 연대하며 지금의 미래당에 이르게 됐죠. 지난해에는 직접 지방선거 구의원 후보로 출마해 청년 선거운동의 한계를 몸소 느꼈어요. 거리의 청년과 청소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갈 수가 있었어요. 흔히 우리는 ‘왜 청년이 정치에 관심이 없을까’ 궁금해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개인주의와 정치교육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20세가 되기 전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다가 갑자기 성인이 됐으니 중요한 선거에 투표하라고 하죠.

▶오태양 : 18년 전 이슈가 됐던 ‘양심적 병역거부’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17년을 기다린 끝에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면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불자이자 평화운동가의 삶을 지향해왔습니다.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훈련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2001년 비전투분야 대체복무 형태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겠다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그전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특정 종교와 연관된 것으로 오해받았습니다. 2001년 전 1만명, 이후 1만명, 총 2만명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한 청년 중 대부분이 감옥생활을 했고 시간으로 환산하면 4만년에 이릅니다. 저는 교사가 되고 싶어 교육대를 졸업했는데 양심적 병역거부 이후 교사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저처럼 다른 많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수감생활 후 정상적인 취업기회를 박탈당하고 비난받았습니다. 지금은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법안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 됐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데 시행될 경우 우리 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좋은 제도가 될 것입니다. 비전투분야는 호스피스나 복지기관의 독거노인 돌봄,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 활동 등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 양심적 병역 거부자뿐 아니라 군복무하시는 분들의 인권과 복지도 향상됐으면 합니다. 제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계기로 소수자의 삶을 살아보니 너무 힘들었고 사회적 약자나 소외받는 분들을 돕는 평화운동의 길을 걷고 싶어 정치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든 원하면 미래당에 입당해서 정치활동을 할 수가 있나요

▶오태양 : 미래당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나이 제한도 없습니다. 다만 당원의 50% 이상은 만40세 이하 청년 TO를 확보하고 선출직 당직자에 한해 만40세 이상 단독 출마를 금지했습니다. 여성할당도 고민했는데 미래당은 여성이 절반 이상이라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웃음) 그리고 공감학교 교육 참여의 절차가 있습니다. 공감학교는 연애나 자존감 등 일상적인 주제로 참여자들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세미나입니다.

-정치활동을 하며 느끼는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인가요. 금전적인 문제는 없나요

▶김소희 : 미래당의 사업비는 100% 후원금으로 운영됩니다. 당직자들에게는 식비와 교통비, 활동비 등이 지급됩니다. 당직자 모두 자원봉사의 마음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무보수’라는 말은 사용하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사에서 직접 밥을 해먹고 월세가 싼 사무실을 찾아서 이사 왔습니다. 아시는 건물주가 계시면 소개 좀 해주세요.(웃음) 사실 금전적인 문제보다 더 힘든 건 기성 정치권과의 싸움입니다. 군사독재 이후 정당 활동이 공무원과 교사 등의 취업에 불이익을 주던 문제가 지금까지 이어져왔는데 공무원집단이 정치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이 청년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악법이 됐습니다. 학교에서도 정치 얘기를 하지 못하고 청소년의 당원 가입도 제한하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유럽은 청소년의 당원 가입이 열려있어 스웨덴에는 10살부터 당원 활동을 시작한 서른살의 교육부 장관이 있습니다.

▶오태양 : 지난해 지방선거 기탁금이 200만원이었고 총선 기탁금은 1500만원이에요. 전체 선거비용은 지방선거 때 아끼고 아껴서 1500만원 정도 들었는데 기탁금 정도를 제외하곤 전부 사비로 충당했죠. 서울시장 후보로 나갔던 우 대변인이 명함 두장 만한 종이에 전과, 재산, 병역 기록을 빼곡히 적어 SNS에서 화제가 됐는데 한장당 제작비용이 2원이었어요. 서울시민에게 한장씩만 돌려도 1000만장, 총 2000만원이 들어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A4용지는 한장당 10원이고요. 선거비용을 보전받는 득표율 15% 이상의 후보는 거의 거대 양당뿐인데 결국 기성 정치인들만 지원해주는 꼴이죠. 국민세금을 쓰는 후보라면 더 아껴야할 텐데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보니 저희보다 아끼지 않게 되고요. 불공정한 선거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거대 양당 체제 끝낼 기회

우 대변인은 “정치의 세대교체를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할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선거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과 뉴질랜드 등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당의 득표율에 연동해 의석을 배정한다. 현행 선거방식은 최다 득표자만 선출하므로 당선자 외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뜻이 배제되며 거대 정당의 독식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소수 야당에 유리하다. 우 대변인은 “연말에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이 이슈로 떠오를 텐데 두 거대 정당이 정치권력을 나눠먹는 정치적폐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정치인들의 밥그릇싸움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도전의 의미와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오태양 : 내년 총선 도전은 우리 당 안에서만 머무는 축제가 아니라 시민과 국민 전체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선거제 개혁을 전제했을 때 12개 시도당 후보가 출마할 수 있습니다. 목표는 최소 3%인데 지금까지 원외정당으로는 전례가 없는 득표율입니다. 국회의원 최소 1석을 얻을 수 있어 원내진입이 가능합니다. 미래당 후보는 연말이나 연초에 최소 두명의 당내 경선을 거쳐 선출할 예정입니다. 당원이 후보를 신청하면 전 당원이 투표를 하는 방식과 외부 온라인투표를 통해 뽑는 오픈프라이머리 방식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조금 솔직하게 얘기하면 여러 원내외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김소희 : 청년기본법 제정 관련해선 여러 청년단체와 연대했고 주거, 노동, 육아 등 전문적인 분야의 정책 자문도 구하고 있어요. 서로 친하기도 하고 공동 기자회견도 자주 열었어요. 정당 네트워크의 경우 아직까진 우리만의 생각일지 몰라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선거제 개혁 연대는 거대 양당을 제외한 원내외정당 모두가 같이 참여하고 있어요. 선거제 개혁이 안 되면 거대 양당의 독과점은 안 바뀌어요. 더 다양한 목소리가 국회에 들어가야 해요. 그래서 저희는 다른 당도 응원해요.

◆100년 임대주택·육아휴직 인센티브

미래당은 기본소득, 통일한국, 국민주권, 청년독립의 큰 틀에서 세부적인 정책들을 추진한다. 가장 중점적인 과제는 주거와 건강, 육아문제 해결이다.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폐지와 심리상담 바우처, 미취업 청년의 정기 건강검진, 육아휴직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공약과 활동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김소희 : 제가 지방선거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져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흔히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 듯 마음과 정신치료도 중요하거든요.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취업 전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나 심리상담을 제대로 못받는 경우가 많아요. 주거문제는 공공기숙사 확대와 100년 공공임대주택, 국선 공인중개사제도 등을 제안합니다. 100년이라는 시간은 상징성을 준 것이고 정권별로 바뀌는 공공임대주택의 주거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30~4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또 신혼부부 특별청약이나 자녀 있는 가정의 주거지원은 있는데 비혼이나 1인가구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점도 개선돼야 합니다. 국선 공인중개사는 청년의 임대차계약 시 드는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변호사나 노무사처럼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를 두면 좋겠습니다. 서울 관악구 등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지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정돼 있어 더 확대해야 합니다.

▶오태양 : 아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육아휴직 3년 보장제도를 추진하겠습니다. 또 지역별로 중소기업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만들고 육아휴직도 경력으로 인정해주며 육아휴직을 쓸 경우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아동권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이의 관점으로 볼 때 부모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육아정책이나 공약은 부모에게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주변을 보면 하루 12시간 동안 어린이집이나 베이비시터에게 맡겨지는 아이들이 적지 않아요. 국가가 나서서 아이를 잘 돌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는 아무리 좋은 선생님이 돌봐줘도 부모만큼 좋을 수는 없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거죠.

▶김소희 : 반일 운동과 홍콩 민주화운동 이슈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지금의 미·중 관계와 한·일 관계, 홍콩·중국 문제로 100년 만에 외교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합니다. 우리에겐 내년 총선도 중요하지만 동북아시아 질서를 재정립하는 단계에서 한국이 어떻게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과거 식민지시대의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을의 입장이 아닌 동등한 관계로 봐야 합니다. 일본이 내년 도쿄 2020 올림픽에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사용하기로 한 것은 국민의 안전문제와 직결된 사안입니다. 저희의 활동은 반일본 정서가 아닌 안전과 생명, 평화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merry@mt.co.kr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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