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2020, 24조원 풀어 '미래 동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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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바이오헬스에 대한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되며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투자가 이뤄지면 제약·바이오업계 생태계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내년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은 10여년 만에 두자릿수 이상 크게 증가한 24조874억원으로 책정돼 국회의 최종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금액이 확정되면 올해보다 17.3% 늘어나는 것으로, 증가율로는 역대 최대 폭이다. 정부의 예산 확대는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혁신성장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핵심신산업 BIG 3’(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다.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신산업 중 하나가 바이오헬스라는 점에서 내년 정부의 R&D 예산과 사업에 대해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충청북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열린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충청북도

◆지원금, 대학보다 기업에 초점

내년 정부의 바이오헬스 R&D 예산은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 과잉·부족 지원영역을 조정하고 새로운 공백영역을 발굴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현재 가장 필요한 영역부터 먼저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기존 약물과 다른 기전을 가진 신약후보물질을 연구 중이거나 특색 있는 기업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눈길을 끌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해 상용화·사업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다. 바이오헬스분야의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등은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자금조달이 화두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이 대부분 병원, 대학 등에 흘려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업계의 지적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부의 바이오헬스분야 R&D 투자는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중심의 기초연구 단계에 집중됐고 다른 분야에 비해 산·학·연 협력 비중이 낮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기업이 받은 정부투자 비중은 19.85%에 그친 반면 대학·출연연의 투자 비중은 68.2%에 달했다.


바이오헬스 2020, 24조원 풀어 '미래 동력' 만든다



이렇듯 정부의 보건산업분야 투자에도 신약개발 기업이 체감하는 지원효과는 크지 않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됐다. 따라서 이번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학문을 연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보다 특허나 기술이전, 창업처럼 경제적으로 환산 가능하거나 측정될 수 있는 것을 투자 성과로 봐야한다는 업계 목소리와 궤를 같이 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 신약이 개발됐는데 이 기술이 시장의 벽에 막혀 사장된다면 세금이 낭비되는 것”이라며 “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사업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R&D 성과를 민간이 주도적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바이오헬스 혁신의 핵심 플레이어인 스타트업과 벤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단계별로 부처가 역할을 나눠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관련 부처(과기정통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가 통합해 연구개발의 전주기를 지원하는 범부처협력 방식의 사업이 주를 이을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부기관 간 협업 부재로 유사중복 등 투자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력과 혁신역량이 탄탄한 스타트업, 벤처가 탄력을 받으면서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장비, 원자재 국산화 지원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중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바이오의약품산업도 날개를 단다. 정부는 바이오의약품분야의 생산 장비, 핵심 원·부자재 국산화를 지원하는 신규사업인 바이오산업생산고도화기술개발사업을 내년에 진행하겠다는 목표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처럼 현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절대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장비나 원부자재가 앞으로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사업 추진 필요성 및 예산확보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오랜 숙원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전문인력 부족 문제도 곧 해소된다. 식약처 산하의 의약품 심사관 40명, 의료기기 심사관 47명을 증원하는 예산편성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로 87명 인력 증원에 대한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전문 인력 부족에 의한 병목현상은 임상시험 승인 및 신약 허가심사 기간 연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에 응했다는 평가다. 실제 해외 규제기관과 비교했을 때 식약처 심사 인력은 매우 적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약품 1개를 심사하는데 미국 40~45명, 일본 15~20명, 캐나다 10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5명뿐이다.

오랜 현장의 요구 끝에 정부는 규제 빗장을 풀고 지원을 강화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 생태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헬스시장을 재패하려면 정부의 R&D 투자가 기업이 원하는 적재적소로 흘러가야 한다”며 “기업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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