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소믈리에가 말하는 좋은 물이란 바로 '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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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물 만난 ‘생수시장’이다. 국내 생수 제조사만 70여개, 브랜드는 300여개에 달한다. 초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가격대도 천차만별. 레드오션으로 분류됨에도 기업들은 앞다퉈 생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머니S>는 생수시장이 커지는 이유와 그 속에 숨겨진 수원지의 비밀을 들여다봤다. 여기에 생수에 관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실제 체험과 인터뷰를 통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생수의 품격-④·끝] 인터뷰-배형근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

마시는 물이 공짜인 시대는 끝났다. 정수기 물 대신 페트병 생수를 손님에게 파는 식당과 생수 120여개의 향과 맛을 즐기는 ‘워터바’(Water Bar)가 생길 정도다. 물에도 질이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자 ‘건강한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슈퍼마켓에 가도 진열대에 ‘해양심층수’, ‘빙하수’, ‘암반수’등 해외 각지에서 ‘물 건너 온’ 생수들이 소비자 이목을 끈다. 물의 종류와 특성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 물의 맛을 분석하고 시간과 상황에 따라 추천할 수 있는 직업인 ‘워터소믈리에’도 최근 생겼다. 좋은 물이란 무엇일까. 배형근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배형근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 /사진=장동규 기자
배형근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 /사진=장동규 기자

◆국내 수질, 프랑스·미국보다 좋아

“물맛을 온전히 느끼려면 ‘물은 다 똑같다’는 편견부터 버려야 합니다. 우리나라 수질은 선진국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편이라 상향평준화돼 있어요. 국제연합(UN)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질은 8위로 프랑스(10위), 미국(12위)보다 좋아요. 대부분의 사람이 좋은 물과 나쁜 물의 차이점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물맛은 수원지나 유통기간, 보관법 등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보통 ‘물맛이 상쾌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성분은 칼슘과 규소다. 반면 망간과 철,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있을수록 물맛은 떨어진다고 평가된다. 그렇다면 어느 수원지 물이 가장 맛이 좋을까.

배 소믈리에는 미네랄 수치를 토대로 추천했다. 조사에 따르면 경남·제주·백두산 등에서 생산되는 물이 칼슘과 규소 함량이 가장 높다. 칼슘 성분은 경남이 43.28㎎/ℓ로 가장 높았다. 제주는 7.03㎎/ℓ로 수원지 중에서 칼슘 함량이 가장 낮았지만 현무암 특성상 규소 함량은 비교적 높았으며 백두산은 이보다 40㎎/ℓ 높게 나타났다. 총 미네랄 함량은 경기·경북지역으로 각각 87.32㎎/ℓ, 94.26㎎/ℓ로 가장 높았다.

최근 프리미엄 생수로 각광받는 해양심층수, 빙하수 등은 어떨까. 이에 대해 배 소믈리에는 “일단 마셔보고 경험해보는 게 좋다”고 답했다.

“물맛에 대해 무색, 무미, 무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색은 없지만 수원지나 물의 특성에 따라 향도 있고 맛도 제각각입니다. 다양한 생수를 접할수록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물에 대한 견문이 넓어져야 해외에서도 안전한 물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전국 곳곳에 수원지가 개발되며 물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처음 보는 물이 있다면 구글맵 등을 이용해 수원지 주변을 살펴보자. 주변에 공장지대나 생활밀집구역, 농축산구역 등이 있다면 피하는 게 좋다. 같은 수원지더라도 땅에 뚫어 놓은 구멍(취수구) 위치에 따라 물맛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영양정보를 꼼꼼히 살피는 지혜도 필요하다.

“수원지가 같더라도 취수구에 따라 미네랄 함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임의로 제조하거나 화학적 공정이 들어간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같은 대수층(땅 속에 고여 있는 물층)에서 취수한 물을 조사해보면 미네랄 함량 수준이 비슷하겠지만 완벽하게 같을 수 없어요.”

◆유통·보관에 따라 물맛 천차만별

미네랄 함량이 물의 선명도나 냄새, 전체적인 맛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보관상태다. 청정지역에서 떠왔어도 유통과정과 보관에 문제가 있다면 좋은 물이라 보기 어렵다.

“가격이 비싸다고 품질이 좋은 물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생수는 보통 플라스틱에 담겨 유통되는데 높은 온도나 직사광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환경호르몬 등 인체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은 곳에서 보관하며 유통기한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아있는 물을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수 뚜껑을 딴 후에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조사 결과 뚜껑을 따자마자 측정한 페트병에서는 1㎖당 세균 한마리가 검출됐으며 뚜껑을 따고 한 모금 마신 직후의 물에는 세균이 900마리가 검출됐다. 특히 여름철에는 세균 한마리에서 100만마리까지 증식하는데 불과 4~5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차량에 물을 하루만 둬도 금방 물맛이 변하는 이유다.

“우선 페트병에 든 물은 컵에 따라 마시는 게 좋습니다. 일단 개봉한 물은 너무 오랜 시간 가방 속에 넣어두지 말고 되도록 빨리 마셔야하겠죠. 생수에 입을 대고 마신 지 하루가 지났다면 화분에 물을 주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세요.”

배 소믈리에의 생수 고르는 법은 어떨까. “언제 생산됐는지, 미네랄 함량은 어떤지, 수원지는 어딘지 등을 확인합니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면 가격이 저렴한 것을 마십니다. 탄산수는 플라스틱 대신 유리병에 들어있는 제품을 구입하세요. 탄산 성분이 플라스틱 표면에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초정리 탄산수나 아차산 약수도 좋습니다. 토양 특성상 물이 깨끗하게 걸러진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 배형근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은?
2000년대 중반 식품회사에 입사하며 7년간 관련 지식을 쌓았다. 우연히 여행을 계기로 와인을 접하게 되며 전문성을 키웠다. 2013년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에 이어 2016년 프랑스로부터 ‘코망드리 꼬뜨 뒤 론 와인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후 림프종 말기로 건강이 악화, ‘인간의 신체 70%는 물’이라는 생각에 물 관련 공부에 집중했다.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겸임교수로 재직,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5호(2019년 10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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