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달라”는 보험사, M&A시장 ‘계륵’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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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진다. 이미 시장에 나온 KDB생명에 이어 더케이손해보험도 지분 판매를 공식화했다. 부실 경영으로 회사 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일부기업도 시장에 나올 분위기다. 잇따른 보험사 매물 등장에 대해 본격적인 업황 부진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매물은 많지만 군침을 흘릴만한 먹잇감은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M&A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머니S>가 보험업계 M&A시장을 진단해봤다.【편집자주】

[M&A바람 부는 보험업계-하] ‘매물’ 얼마나 가치 있나 

다수 보험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업계 반응이 시큰둥하다.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회계기준도 변경될 예정이어서 자본부담은 더 커져서다. 현 구조상 보험사를 새 식구로 들이기가 썩 달갑지 않아 보인다.

생명보험사는 과거 주력으로 삼았던 저축성보험 상품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악화로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져 사업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대부분 보험사가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점, 인수합병(M&A)을 통한 신규 시장 진출 등의 긍정적 요소도 충분해 회사가치 대비 가격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느냐가 M&A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열악한 환경에 매력 ‘뚝’

현 보험업황은 M&A 시장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저금리 장기화와 회계기준 변경이 가장 큰 부담요소로 꼽힌다.

보험사 수익구조는 크게 이자율차손익(이차익), 위험률차손익(사차익), 사업비차손익(비차익)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생보사는 보유자산을 운용해 얻는 이차익이, 손보사는 손해율 관리 등으로 얻는 사차익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차익은 시장금리가 좌우한다. 이차익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원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안전자산인 채권투자 비중이 높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점점 낮아진다는 점이다.

해외 상황도 비슷하다. 주요 선진국들도 저금리 통화정책을 펴고 있고 환율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사회간접자본(SOC)이나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 이런 부분은 과거 확정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보사가 손보사 보다 부담이 더 크다.

◆더 열악한 생보사 ‘허덕’

손보사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이 수익성의 가늠좌가 되는데 최근 들어 합산비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으면 벌어들인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과 사업비로 빠져나간 돈이 더 많아 적자를 본다는 의미인데 현재 모든 손보사가 100%를 넘은 상황이다.

올해는 손보사들이 두차례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 높아진 손해율을 일부 상쇄했지만 정부가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손보사들은 손해율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사업비 절감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장기보험 경쟁에 불이 붙자 손보사들은 설계사 시책 강화에 나섰고 사업비율은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다만 손보사들은 생보사보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낮아 금리 민감도가 덜하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자본을 더 쌓아야 하는데 이 역시 저축성보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손보사의 매물 가치가 생보사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M&A 시장에 나온 매물은 KDB생명, 더케이손보 정도며 잠재 매물로는 동양생명, ABL생명, MG손보 등이 거론된다.

KDB생명의 경우 2014년 이후 네차례 매각 시도가 모두 실패했고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2016년 중국 안방보험으로 인수되면서 고작 35억원에 매각됐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반면 롯데손보는 최근 JKL파트너스로 인수돼 생보와 손보에 대한 관심도가 확연히 대비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는 앞으로 20bp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종신보험의 매출은 예전 같지 않다”며 “생보사의 이차손은 증가하고 사차익은 감소하는데 비차익으로 상쇄하기는 역부족으로 이익부진은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사달라”는 보험사, M&A시장 ‘계륵’이 되다

◆각 사별 가치 ‘희비’

각 사별 가치는 수요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KDB생명의 과거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에 발목이 잡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이뤄진 대규모 자본확충과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으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이 나오지만 제값을 받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6500억원에 KDB생명을 사들였으며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총 1조2000억원을 투입됐다. KDB생명 건은 결국 산은이 ‘공적자금 회수 실패’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매각할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사오후이 전 안방 회장이 구속된 후 중국 정부가 위탁경영을 맡고 있으며 기한은 내년 2월까지다. 업계에서는 기한 내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생명 역시 확정고금리 상품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ABL생명의 강점은 외국계 출신답게 리스크 관리가 탄탄하고 변액보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반면 취약한 수익구조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1억8000만원에 그쳐 덩치값을 못했다. 다만 안방보험에서 차지하는 양사의 비중이나 중국 정부의 방침 등을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보다 매각 성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케이손보는 종합손보사 인가를 받은 상태다. 단기보험(차보험)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손보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는 등 수익기반이 약하다는 점과 작은 회사 규모가 아쉬운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손보사가 없는 금융지주 정도가 눈독을 들일 매물로 평가하고 있다.

MG손보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해 최대 숙제였던 재무리스크 해소에 나섰다. 이번 유증 중 1000억원은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출자키로 했는데 이 펀드에 우리금융이 200억원을 출자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인수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정황이 아직 없는 만큼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최대 이슈는 저금리와 회계기준 변경인데 모두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부담이 큰 요소”라며 “제값을 모두 받으려한다면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금융업 라이선스를 받기가 쉽지 않고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지만 적자를 내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매력이 충분한 만큼 가격 차이를 얼마나 좁히는지가 M&A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6호(2019년 10월29일~11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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