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직원까지 암표 연루… '고양이 앞 생선'에 근절 캠페인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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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서울 잠실야구장 매표소에 야구팬들이 몰려있다. /사진=뉴스1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서울 잠실야구장 매표소에 야구팬들이 몰려있다. /사진=뉴스1

한국시리즈가 성황리에 진행 중인 가운데, 끊이지 않는 암표 논란이 축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암표 판매 주체 중 양 구단 관계자도 섞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두산 1루 4연석 양도"라는 제목과 함께 25일 예정된 한국시리즈 3차전 티켓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판매자가 제시한 금액은 정가 5만5000원보다 높은 장당 9만원이었다.

그러나 판매자가 올린 사진 속 배경에는 연간 회원, 수량 확인 등 구단 직원들이 사용하는 자료로 보이는 문서가 놓여 있었다. 이를 본 팬들은 구단 직원이 티켓을 재판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키움 구단은 지난 25일 구단 게시판을 통해 "한국시리즈 티켓 재판매와 관련해 KBO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사죄의 말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구단 직원이 티켓을 높은 가격에 재판매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구단은 해당 티켓에 대해 "구단에 사전 할당된 선 구매분 중 일부로, 구단 임직원이 지인의 요청에 따라 선구매한 티켓 중 일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재판매된 사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구단 임직원에 대한 엄중 경고는 물론, 지인에게 판매된 티켓은 즉시 판매 취소 처리했다. 취소된 입장권은 KBO 공식 티켓 판매처를 통해 다시 판매될 예정이다"라며 "향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모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등장한 3차전 경기 티켓. /사진=독자 제공
최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모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등장한 3차전 경기 티켓. /사진=독자 제공

키움 측 문제가 사그라들기도 전에 두산도 비슷한 사건이 터졌다. 이날 모 중고 사이트에는 "실물 티켓 보유 중이라 직거래 또는 퀵으로 한다"라는 글과 함께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3차전 3루쪽 좌석 티켓 6장이 나란히 놓여진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 공개된 티켓에는 ‘19psds03’이라는 코드가 적혀있었다.

두산 구단 측은 이와 관련해 "금일 티켓 재판매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구단 직원이 지인에게 건넨 티켓 몇 장이 일부 사이트에서 재판매 목적으로 거래된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두산측 설명에 따르면 해당 티켓 역시 "구단 직원이 지인의 요청에 따라 구매한 것으로 몇일 전 지인에게 전달된 티켓"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KBO 모든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과 관리를 병행하고, 동시에 티켓 재판매 사이트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불법적 재판매를 막도록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암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7월2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구단 유벤투스와 팀 K리그간의 친선경기도 기존가보다 높은 가격에 온·오프라인에서 거래된 바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암표는 여전했다. 현재 온라인 중고 티켓거래사이트 등에 매물로 올라온 한국시리즈 경기 티켓은 모두 정가보다 3~4배, 많으면 5배 이상 높은 가격에 올라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 누리꾼은 정가 11만5000원인 고척돔구장 로얄다이아몬드석을 5배 가까운 50만원에 올려놓기도 했다.

일반 팬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공식 티켓이 모두 매진된 상황에서 경기 관람을 희망하는 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티켓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KBO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러한 암표 문제를 근절시키기 위한 '암표 OUT! 함께하는 클린 베이스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 당일 서명 부스를 운영하고 전광판에도 유명 야구해설자와 아나운서들이 나와 암표 근절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일반 누리꾼은 물론 구단 관계자까지 암표 문제에 연관되면서 과연 이런 캠페인에 실효성이 있는가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기자가 만난 야구팬들도 "암표 근절 캠페인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해당 거래 사이트에서도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면 제한을 두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보다 확실한 제제안을 KBO에 촉구했다. 제대로 된 근절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고양이 앞의 생선'과도 같은 암표 문제는 결국 팬들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경달
안경달 gunners92@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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