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건전성 ‘빨간불’, 수익성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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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두 은행은 최근 본점 매각과 점포 축소 등으로 몸집을 줄이며 순익 개선에 나섰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올라 건전성 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저금리 장기화로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창출이 어려워진 데다 경기불황으로 대출연체가 늘어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올 3분기 실적에서 각각 2545억원, 2596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7%, 64.2% 증가한 실적이다. SC제일은행은 이자수익이 1.24%, 기업금융 수익이 219% 늘었다. 씨티은행은 비이자수익이 20.8% 증가하며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
외국계은행 건전성 ‘빨간불’, 수익성 ‘정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두 외국계은행의 속내는 복잡하다. 정체상태에 빠진 이자이익 대신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늘려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렸지만 수익성을 평가하는 순이자마진(NIM)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어서다.

◆순이자마진 감소, 부실채권 적신호

SC제일은행의 3분기 NIM은 1.37%로 2분기 1.44%에서 0.07%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 NIM 평균이 1.55%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씨티은행 NIM은 2.33%로 은행 평균치보다 높은 편이나 지난해 4분기(2.45%) 이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총대출액(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은 두 은행 모두 크게 증가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부실채권은 각각 2068억원, 1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6%, 9.96% 증가했다.

씨티은행의 연체율은 0.91%로 1%를 육박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3분기 평균 연체율 0.3%인 것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씨티은행의 연체율이 높은 이유는 직장인 등 개인 신용대출 판매 비중이 높아서다. 3분기 전체 여신 24조1351억원 중 가계대출은 11조3081억원(46.8%)에 달한다. 기업대출은 10조6376억원, 신용카드 대출은 2조1533억원이다.

은행권 연체율이 1%를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내 은행 평균 연체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0%를 상회했으나 점차 낮아져 2005년 말 1.24%를 기록한 뒤 줄곧 1%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대비 신용대출의 비율이 높아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
외국계은행 건전성 ‘빨간불’, 수익성 ‘정체’

SC제일은행은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했다. 3분기 BIS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5.40%, 13.55%로 1년 전보다 0.14%포인트, 1.99%포인트 감소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위험가중자산이 자본 증가 폭보다 더 커져서 BIS비율이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몸집 줄이고 고배당 질타… 엑소더스 재점화

외국계은행이 한국에서 고전하는 상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당국의 높은 규제에 비대면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점포를 두고 영업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2017년 골드만삭스의 지점 폐쇄를 시작으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빌바오비스카야(BBVA)·바클레이스·UBS 은행부문 등이 잇따라 문을 닫았던 외국계 은행의 ‘엑소더스’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몸 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지난 8월 기준 SC제일은행의 점포는 218개로 1년 전보다 12개(5.5%) 줄었다. 최근에는 특화 점포인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도 줄이는 중이다.

뱅크샵은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미니점포다. 뱅크데스크는 이보다 규모가 좀 더 작아 직원 1~2명이 근무한다. 2015년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70여개까지 늘었지만 4년 만에 65%가 줄어 현재 25곳이 영업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2017년 133개에 달하던 점포가 지난 8월 36개로 71%나 줄었다. 최근 본점도 매각해 내년 4월 씨티뱅크센터(옛 씨티코프센터)와 영씨티 빌딩으로 모든 부서가 이전할 계획이다.

금융권은 두 은행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한국시장 철수설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점포를 폐쇄하고 신규 채용도 진행하지 않는 등 투자를 줄이고 있어서다. 씨티은행은 지난 10년간 신입채용을 진행하지 않았고 SC제일은행도 상시채용 방식으로 소수인력만 채용하고 있다.

매년 논란이 되는 고배당 이슈도 마찬가지다. 한국 금융시장이 개방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을 둘러싼 국부유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분기 SC제일은행은 영국 SC그룹에 5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고 씨티은행은 9341억원의 배당금을 미국 씨티그룹에 지급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배당은 같은 해 4대 금융지주의 배당을 모두 합한 금액(2조4007억원)의 65.1%에 해당한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을 고려하면 내년 초 두 은행의 배당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리는 박진회 씨티은행장과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성과급 상승도 예상된다.

올 상반기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총 급여 16억4300만원 가운데 성과급만 14억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079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6번째 규모이지만 박 행장의 단기 성과급은 업계 최고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역시 총 급여 8억2900만원 가운데 성과급 5억3700만원을 받았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 대비 19% 줄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국내에서 돈을 버는 외국계은행이 과도한 대주주 배당이나 CEO의 성과급 인상에 집중하는 것은 명백한 도덕적 해이”라며 “국내 금융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편의성을 더해 실적과 이미지를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0호(2019년 11월26일~12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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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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