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 10살 된 아이폰, 이통시장에 돌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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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아이폰5 개통을 위해 줄을 선 시민들. /사진=뉴스1
2012년 12월 아이폰5 개통을 위해 줄을 선 시민들. /사진=뉴스1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 지 10년이 됐다. 2007년 미국에서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아이폰은 2009년 국내에서 출시된 후 무선통신시장의 변화를 불러왔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이폰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폐쇄된 한국의 이동통신시장을 깨뜨려 개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9년 11월28일 KT에서 처음 출시되던 당시 아이폰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출시 전날 KT매장 앞은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한 수백명의 행렬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KT의 아이폰 예약 홈페이지는 밀려드는 트래픽에 마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초창기 아이폰 열풍은 대단했다. 고가의 가격에도 출시 전 예약자만 4~6만명에 달했고 출시 10일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달성했다. 휴대폰시장이 145만대에 불과했으며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당시엔 놀라운 수준의 판매량이었다. 비슷한시기 등장한 삼성전자의 ‘T옴니아2’의 한달 판매수량 7만대를 10일만에 넘어선 셈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포털에서 아이폰은 ‘혁신이 부족하다’, ‘외관이 흉측하다’, ‘사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이 크게 변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선시장 뒤바꾼 아이폰

아이폰 출시 전 국내 무선인터넷시장은 지금과 같은 위상이 전혀 아니었다. 세계 최고수준의 유선인터넷을 갖췄으면서도 무선인터넷은 상당이 조악한 수준이었고 휴대용 단말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동통신사는 무선인터넷의 대안으로 ‘무선프로토콜서비스’(WAP)를 제공했다.

이통3사가 선보인 WAP는 각각 네이트(SK텔레콤), 매직엔(KT), 오즈라이트(LG유플러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됐는데 막대한 요금제를 청구하는 악명높은 서비스였다. 실제 MP3파일 12곡을 받기 위해서는 9만6000원의 비용이 필요했으며 고화질 이미지 1장을 확인하는데 1만원이 넘는 요금이 필요했다. 

2009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진=애플
2009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진=애플

아이폰은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의 뿌리를 뒤흔들었다. 와이파이와 데이터통신의 활성화로 폭탄 수준이던 데이터요금을 10분의 1로 크게 낮추는가 하면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진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은 빠르게 변했다. 통신환경과 단말기 개선 등은 뒷전으로 미루고 단기적인 수익에만 매달리던 이동통신사는 전국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면서 변화를 준비했다.

고가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와이파이 기능이 피쳐폰으로까지 확대됐으며 와이파이존도 급증했다. 2009년 아이폰 출시 당시 SK텔레콤의 와이파이존은 1000여곳에 불과했으나 2010년 9월 2만7000개로 27배 늘었다. 정부도 2010년말 1조506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나섰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와이파이 공약 이슈가 들불처럼 번졌다. 아이폰이 던진 돌로 급변한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은 2010년 7월 100명당 무선인터넷 가입자수 2위라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폰의 출시는 국내 스마트폰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당시 전체 휴대폰시장은 2009년 12월 기준 145만대에 불과했는데 스마트폰시장은 이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다. 아이폰 출시 직전 가장 인기있던 스마트폰은 ‘T옴니아2’였는데 출시 한달 누적 7만대 일 개통 7500대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자 제조사는 앞다퉈 스마트폰 개발에 매달렸고 2010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09년 대비 850% 성장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불러왔다.

SK텔레콤은 2010년 상반기에만 10개의 스마트폰을 선보였고 아이폰으로 재미를 보던 KT도 2010년 한해동안 15종의 스마트폰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당시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스마트폰 일류화’를 외치는가 하면 생산현장을 직접 시찰하는 등 스마트폰은 이통시장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대응이 늦었던 LG전자는 휴대폰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됐다. LG폰은 2009년 1억1790만대를 판매해 세계 휴대폰시장 3위에 올랐으나 그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0.2%에 그쳤다. 이런 부진은 2010년 1분기 영업이익률 0.9%로 이어지면서 전년동기 6.7%보다 5.8%p 줄었다.

아이폰 출시직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각 사
아이폰 출시직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각 사

현재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앱)시장에서 과도한 수수료와 납세문제로 지적받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정책을 앞세워 콘텐츠 제작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아이폰 출시 전 국내 앱콘텐츠 개발자는 이통3사로부터 콘텐츠 판매수익의 5%만을 몫으로 배당받았다. 하지만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70%를 개발자에게 안겨줬다.

판매가격도 개발자가 스스로 결정하는 파격적인 방식이었고 앱스토어 콘텐츠 등록 수수료는 연간 99달러(약 11만6000원)에 불과했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너나할것 없이 앱스토어에 발을 내디뎠고 국내 콘텐츠 품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한때 혁신였으나… 끝없는 논란

다만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이 국내 무선통신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만 준 것은 아니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X(텐)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의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원흉이 됐고 폐쇄적인 정책을 강화하면서 독점시장을 형성하는 문제도 유발했다. 단말기 성능도 임의로 제한해 사용자의 분노를 샀으며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공개하지 않고 세금납부를 회피하는 등의 꼼수도 서슴지않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이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세계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게된 것은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제조사와 통신사 등 업계가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배터리게이트, AS문제 등 애플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가 끝없이 발생하지만 아이폰의 국내 도입으로 업계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박흥순 soon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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