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신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아름다운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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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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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은퇴한다. 조 부회장은 43년2개월간 회사에 몸담으며 LG전자의 세탁기를 글로벌 1등 반열에 올려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자 한국의 가전을 세계 최정상에 우뚝 올려 놓은 가전신화의 주역이다. 고졸신화, 가전명인, 샐러리맨신화 등 조 부회장을 수식하는 단어도 많다.

조 부회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9월 금성사(LG전자 전신)에 입사했다. 입사할 당시만 해도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된 시절이었지만 그는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후 2012년까지 36년간 세탁기에 매진하며 확신을 현실로 이끌었다. 2012년 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전반을 맡았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H&A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놓았다. 지속적인 R&D 투자, 고도화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적 수익구조 등을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조 부회장은 수익 기반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가전’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가전업체로 처음으로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시켜 LG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신개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세상에 없던 제품뿐 아니라 LG 퓨리케어 360°공기청정기, 코드제로 A9 등 고객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획기적인 가전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가전업계에서는 ‘신가전’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은 “가전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세상에 없던 제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조 부회장은 2016년 말 LG전자 CEO에 선임되며 LG브랜드를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글로벌 성공체험을 바탕으로 LG전자 전 사업에 혁신 DNA를 이식해왔다.

그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자동차용 헤드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오스트리아의 ZKW 인수했고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이전하는 용단을 내렸다.

프리미엄 전략은 TV사업에서도 주효했다. 그는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에 집중하며 TV사업의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고 로봇,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역량강화에도 거침이 없었다.

외부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미래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빠르게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조 부회장 체제에서 LG전자는 2년연속 매출 60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올해 상반기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세계 최대 가전 업체인 미국 월풀을 앞섰다.

조 부회장은 아무리 바빠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경영자가 아닌 선배로서 조언자 역할을 자처하고 주기적으로 많은 직원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을 다닌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며 “은퇴조차도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젊음을 포함해 모든 것을 LG전자와 함께했기에 후회나 부끄러움은 없다”며 “우리나라가 기술속국이 되지 않아야 된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연구개발에 몰두했던 때가 이젠 마음속 추억으로 아련히 남는다”고 회상했다.

또한 “안정된 수익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더 튼튼하고 안정된 회사, 미래가 좀 더 담보된 회사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새 CEO인 권봉석 사장이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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