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오너 3·4세 약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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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왼쪽부터), 허윤홍 GS건설 사장,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 사진=각 사 제공
GS·한화·LS 등 정기인사서 오너 3·4세대 약진
사업성과 창출 등 리더십·경영능력 검증 필요


재계의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진다. GS, 한화, LS 등 국내 주요그룹이 연말 정기인사에서 오너 3·4세들을 잇따라 경영일선에 전진배치하고 있는 것. 선대 경영인과는 다른 젊은 경영감각을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다만 지분상속이나 승계구도 정리, 지배구조 개선, 경영능력 검증 등의 이슈는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젊은 오너 경영일선 전진배치

2004년부터 15년간 GS그룹을 이끈 허창수 회장은 3일 사장단회의에서 ㈜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용퇴의사를 밝혔다. 후임 회장에는 허창수 회장의 넷째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추대됐다.

이에 따라 허창수 회장은 내년부터 당분간 GS건설 회장 역할에만 전념한다. 허 회장의 셋째동생인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은 17년 만에 상임고문에서 물러난다. 사촌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오너 4세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 1년 만이다. 그는 GS칼텍스를 거쳐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팀장, 경영혁신 담당, 플랜트 공사담당, 사업지원실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아들인 허주홍씨는 이번 인사에서 S&T본부 원유·제품 트레이딩부문장 겸 싱가포르 원유 팀장(상무보)으로 신규 선임됐다.

한화그룹도 지난 2일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승계구도 강화에 나섰다. 김 부사장의 승진은 2015년 전무 승진 이후 4년 만이다.

김 전무는 태양광사업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CO)로서 미국·독일·일본·한국 등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가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승진으로 한화그룹은 김 전무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를 확고히 했다. 재계는 장남인 김 전무가 그룹의 주력사업을 맡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을,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건설·리조트·유통을 맡을 것으로 본다.

LS그룹 역시 지난달 말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오너 3세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을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했다. LS그룹에서 오너 3세가 계열사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3세 경영인들도 전진배치 됐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LS엠트론 전무는 부사장으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LS 상무도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구자철 회장의 장남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이사도 이사 승진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새로운 도약 중책… 리더십은 의문

한진그룹의 경우 정기인사는 아니지만 올 초 고(故)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며 3세 경영시대를 본격화했다.

새롭게 경영일선에 등장한 젊은 오너들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됐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구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신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초연결화, 초자동화, 초지능화, 초융합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정기인사를 단행한 각 기업들 역시 오너 3·4세대 승진 이유로 이 같은 글로벌 경영환경 급변을 꼽았다. 새로운 기술이나 시대흐름에 이해도가 높은 젊은 오너들을 적소에 배치해 쇄신과 제2의 도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진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일부 그룹의 경우 지분상속이나 형제 혹은 사촌 간 후계구도 정리 작업이 남아 있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어서다.

따라서 각 기업 오너 3·4세들은 경영일선에서 글로벌 흐름을 읽고 경영수업을 쌓는 한편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 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편법승계나 사익편취를 엄중히 감시하는 데다 기업과 오너의 윤리수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높아진 만큼 불필요한 논란에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주와 임직원에게 경영능력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재벌 오너일가의 입사 뒤 임원 승진까지의 연한은 평균 4년11개월로 일반회사원(24년)보다 4배 이상 빠르다. 초고속승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상쇄할 수 있도록 검증된 성과를 내놔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오너 3·4세 등 지배대주주의 자제, 혹은 후손이라고 해서 경영참여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단 기간을 두고 경영능력이나 리더십을 평가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정한 검증기간 없이 경영을 맡기게 될 경우 주주와 임직원 입장에서는 해당 오너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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