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언제쯤 ‘클린수주’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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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뒤숭숭하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주요 단지의 분양 일정을 재조정하는 등 한껏 움츠린 가운데 대형 재개발사업 수주를 두고 과열 경쟁을 벌이다 철퇴를 맞고 좌초할 위기에 직면해서다.

대상지역은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3구역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 노후 주택을 헐고 197개동 5816가구(임대 867가구 포함)의 대단지로 다시 짓는 한남3구역 재개발은 총 사업비 7조원에 공사비만 1조9000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으로 대형건설사들이 일찌감치 군침을 흘렸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한남3구역이 품은 미래가치에 대한 이견이 없는 터라 치열한 수주 전략을 폈다.

건설사들은 한남3구역 수주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까지 고려했다. 그러다 조합의 반대에 부딪힌 건설사들은 결국 각각 입찰에 나서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고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최종 후보로 남았다. 이들은 단지명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넣고 특화설계를 약속하는 등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 작업에 힘을 쏟았다.

7조 규모의 재개발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던 이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건 정부의 합동조사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약 2주에 걸쳐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는 20여건의 행위를 적발했고 곧바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해당 건설사들이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위법적인 이익 제공을 약속한 혐의다. 이들 업체는 ▲임대아파트 없는 단지 조성 ▲가구당 5억원의 최저 이주비 보장 ▲조합 사업비 전액 무이자 지원 ▲김치냉장고와 세탁기 제공 등을 내걸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건설사들의 이 같은 행위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132조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본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건설사는 앞으로 2년간 정비사업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한남3구역처럼 큰 사업이 아니라도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은 당연한 절차다. 고객 만족을 위한 이익 제공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저마다 자신 있게 부르짖는 ‘클린수주’ 경쟁은 언제나 외면 받는다. 일부 조합원 역시 “누가 더 챙겨주나”에 목을 매며 클린수주에 등을 돌린다. 

최근의 어지러운 부동산시장은 일부 이기적인 욕심이 불러온 당연한 결과다. 클린수주가 환영받는 부동산시장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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