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과제’ 받아든 전략가… LG전자 새 사령탑

CEO In & Out / 권봉석 LG전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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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사장 / 사진=LG전자
LG전자의 새 사령탑에 오른 권봉석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전임자인 조성진 전 부회장 체제에서 매듭짓지 못한 과제를 이어받아 쇄신을 이뤄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서다. 

최우선 과제는 스마트폰사업을 만년적자의 늪에서 구출해내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주요사업의 디지털전환을 완수하는 것은 물론 경쟁사와의 갈등, 건조기 사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회복 등에도 해법을 제시해야한다. 과연 권 사장은 미완의 과제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

◆기술·마케팅 겸비 융합형 전략가

권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하고 현장 감각까지 갖춘 ‘융합형 전략가’로 통한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왔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연결, 콘텐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에도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핵심과제인 디지털전환의 최적임자로 꼽힌다.

권 사장의 LG전자 사령탑 선임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강력한 쇄신의지가 뒷받침 됐다. LG전자는 올해 3년 연속 매출 6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둘 만큼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다. 

하지만 구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방정식에 안주하기보단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장교체라는 쇄신카드를 선택했다. 

LG 관계자는 “변화를 꿰뚫어보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권 사장이 앞으로 보여줄 리더십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LG전자 관계자는 “권 사장은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관련 조직들과 구성원들이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도록 지휘하는 리더십을 갖췄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대내외에서 쇄신을 완수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조 전 부회장이 LG 세탁기를 글로벌 1위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라면 권 사장은 2007년 부장직급으로는 이례적으로 모니터사업부 수장을 맡아 LCD모니터 세계 1위를 견인한 바 있다. 

2015년부터는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장에 올라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TV를 글로벌 올레드 진영의 선두에 세웠다. 올 연말 출시를 앞둔 세계 최초의 롤러블 올레드TV 역시 권 사장 체제에서 탄생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정기인사에서는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2015년부터 이어진 MC사업본부의 연속적자 행진을 막을 구원투수로 선임된 것이다.

하지만 MC사업본부는 아직 갈 갈이 멀다. 18분기 연속 적자, 누적 적자규모 약 3조5000억원. 올 3분기 기준 MC사업본부의 실적이다. 

그나마 3분기만 놓고 봤을 때 영업손실이 1612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48%가량 줄어든 게 위안거리다. 올 들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제고한 권 사장의 전략이 주효했다.

◆산적한 과제 해결할 묘수는 

문제는 앞으로다. 적자규모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LG전자의 스마트폰이 글로벌시장에 통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스마트폰사업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보급형에서 중가대까지 확대해 스마트폰 라인업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개발 역량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조기 사태’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LG전자는 현재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문제로 소비자와 분쟁을 겪고 있다. 콘덴서 자동세척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데다 내부 바닥에 고인 응축수가 악취 및 곰팡이를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의 주장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건조기의 자동세척 기능이 LG전자의 광고내용과 일부 차이가 있고, 수리로 인해 소비자들이 겪었을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LG전자는 구매자에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논란이 된 건조기는 145만대가량 팔렸다. LG전자가 소비자원 권고를 받아들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145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보상이 아닌 리콜과 환불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소비자 신뢰를 잃지 않는 동시에 LG전자가 평소 강조해온 ‘고객 중심 경영’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권 사장이 어떤 묘수를 낼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의 대립관계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LG전자는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8K TV의 선명도(CM)가 기준에 미달한다며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성 QLED TV’라는 명칭 또한 ‘허위과장 표시광고’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통상적으로 정의하는 ‘QLED’, 즉 양자점발광다이오드는 ‘전기신호로 퀀텀닷 물질을 자체발광하게 하는 디스플레이’인 반면 삼성 QLED TV는 ‘퀀텀닷 필름을 붙인 LCD TV’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권 사장도 직접적으로 “삼성의 QLED는 LCD 기술 기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권 사장 후임으로 HE사업본부장에 오른 박형세 부사장 역시 올해 IFA에서 삼성 8K TV화질이 ‘규격미달’이라고 저격한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대한 공세수위를 한층 높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권 사장의 새로운 경영구상 방향은 내년 신년사를 통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권 사장은 현재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전반적인 현안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부산 대동고 ▲서울대 산업공학 ▲알토대 MBA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 사업기획실 입사 ▲2007년 모니터사업부장(부장) ▲2011년 미디어사업부장(상무) ▲2012년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전무) ▲2014년 ㈜LG 시너지팀장 ▲2014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2018년 HE사업본부장(사장) ▲2018년 MC/HE사업본부장 ▲2019년 12월 CEO


☞ 본 기사는 <머니S> 제622호(2019년 12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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