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4기' KDB생명 매각, 내년엔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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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스1 DB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스1 DB

벌써 네번째 매각 시도지만 여전히 시장 반응이 냉랭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매각 성공 시 경영진에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를 준다고까지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정말로 KDB생명의 매각작업에 끝이 올까 싶기도 하다. KDB생명이 매각되지 않는 세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고금리 상품에 발목잡히나

올 9월30일,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KDB생명보험의 네번째 매각을 공식 선언했다. KDB생명은 2010년 3월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산업은행이 PEF를 통해 인수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세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된 매수자를 찾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이동걸 회장은 KDB생명 매각 성공을 위해 경영진에 성공보수 성격으로 최대 45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내 걸었을 만큼 매각 의지를 불태웠다.

정작 이번에도 시장 반응은 영 시원찮다. 산은은 11월 중순 투자의향서를 받아 입찰적격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매각협상자를 연내 찾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입찰의향을 보인 곳이 한곳도 없었다. 최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 측이 한국푸르덴셜생명 매각을 추진함과 함께 하나금융지주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KDB생명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인수합병(M&A)시장에서 유독 인기가 없는 것은 3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먼저 기업자체의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정재욱 사장 취임 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세번의 매각이 실패한 이유가 KDB생명의 불완전한 경영지표라고 판단해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연내 2400억원, 내년까지 5000억원 등 총 74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키로 결정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에는 금리를 3%대로 낮춘 1200억원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곧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저축성보험 부채가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돼 자기자본을 더 늘려야 한다.

꾸준히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늘려온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정재욱 사장 취임 시 100%대에서 올 6월 말 기준 232%까지 급증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권고수준은 150%로 이를 훌쩍 뛰어넘은 안정적인 수치다.

'3전4기' KDB생명 매각, 내년엔 팔릴까


수익성도 개선됐다.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개선과 꾸준한 투자수익률 제고 노력을 통해 올 상반기 3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익(64억원)에서 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KDB생명은 2017년 상반기 767억원의 당기손실을 냈었다. 

이처럼 경영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금융지주사들은 KDB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저축성보험 물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이는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요소다. 고객이 중도해지를 하지 않는 이상 일시적으로 물량이 빠지기 어렵고 특히 고금리 상품의 경우 현 상황에서 굳이 해지할 이유가 없어 리스크를 안고 가야한다. 회사가치를 떨어뜨린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현 시점에서 고금리상품을 대거 판 KDB생명은 이자율차 역마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금리상품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투자이익률을 높여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KDB생명의 올해 9월 누적 운용자산이익률은 3.0%로 업계 평균(3.5%)을 한참 밑돌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처럼 시장에서 확고히 강점을 갖고 있는 KDB생명만의 ‘특색’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규모가 중소형사로 분류되지만 오랜기간 남성설계사 중심의 영업채널을 구축, 종신보험을 대거 판매하며 이 분야에서 강자로 성장했다. KDB생명이 강점을 보여온 CM(온라인판매)채널은 최근 다른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채널확장으로 메리트를 잃은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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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질 매물… KDB 경쟁력 있나

KDB생명의 매각이 진전되지 않는 두번째 이유는 보험업황 부진 때문이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으며 보험사들은 3분기까지 실적부진에 휘청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내년 보험업 성장률이 제로에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인수자들이 보험업에 쉽게 흥미를 느낄만한 여건이 아니다.

세번째 이유는 보험업황 부진으로 외국계 생보사들이 꾸준히 매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푸르덴셜파이낸셜이 한국푸르덴셜생명 매각에 나서며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내년에는 중국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외국계 중소형사 몇 곳도 내년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많은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매물이 더 등장할 것으로 보여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없는 셈이다. KDB생명 입장에서는 악재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동걸 회장이 KDB생명 매각가를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KDB생명에 대해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하는 게 정답”이라고 밝혀 확고한 매각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KDB생명 매각가로 7000억~8000억원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매각가를 더 낮춰 인수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3호(2019년 12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보고, 듣고, 묻고 기사로 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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