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 후 스쿨존사고 내면 무조건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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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마지막 날 '민식이법'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운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물리는 과잉입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죠. 법안 통과 하루만에 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내용입니다. 하지만 관련 기사마저 법률 해석이 제각각이어서 어느 말이 맞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우 혼란스런 상황인데요.

네이버법률이 변호사들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민식이법 내용들을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부모가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어린이 안전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 특가법 등 2가지 법률 개정안을 의미하는데요.

우선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신호등과 CCTV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개정에 해당하는 내용이죠.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개정 부분인데요. 이른바 스쿨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규정입니다.

특가법 제5조의13을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먼저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중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라는 부분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운전자가 반드시 시속 30km 이내로 서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어지는 '교통사고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라는 부분은 12대 중과실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 사고를 뜻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시속 30km 이내의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고' '안전운전에 유의하지 않으면서'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행위'로 어린이를 사망케 하거나 상해를 입혔다면 운전자에겐 신설된 규정에 따른 형량을 적용한다는 거죠.

법문을 따져봐도 의문이 남는 게 사실인데요. 논란이 되는 부분들을 다시 한번 따져봤습니다.

민식이 아산 스쿨존 사고 당시 CCTV 화면

1. 스쿨존에서 사망사고 발생하면 무조건 징역?

가장 논란이 큰 부분입니다. 무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보다 처벌 규정이 훨씬 강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법에 규정된 대로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 과실 '0%'인 상황이 아니라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스쿨존 사고 가중처벌 책임을 피하기 위해선 시속 30km 이내로 주행하면서 어린이 안전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중과실도 아니고 가중처벌도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규정을 다 지킨 주행상황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이미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어린이 상해나 사망시 민식이법이 정한 대로 운전자 책임이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안전에 유의한 운전'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남습니다. 안전운전 기준이 있냐는 것이죠. 이는 대법원 판례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안전운전 처벌에 대해 아래와 같이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즉, 운전자의 주의의무에 책임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상황에 따라 정해진 규정이나 속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고에 따른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선 사고를 낸 운전자 스스로 안전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운전자의 안전운전의무에 관하여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48조 및 그 의무위반행위에 관한 처벌규정인 구 도로교통법(2009. 12. 29. 법률 제9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6조 제1호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도로교통법의 목적에 비추어 종합해 보면, 위 법 제48조 위반죄는 운전자가 차의 조향장치·제동장치 또는 그 밖의 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지 아니하거나 도로의 교통상황 또는 차의 구조나 성능에 따르지 아니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운전의 속도나 방법을 도로의 교통상황과 차의 각종 장치·구조 및 성능 등 당시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때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초래할 개연성이 높은 운전행위라고 할 수 있어야 그 죄책을 물을 수 있다고 해석된다.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7009 판결)

. /사진=뉴시스

3. 민식이 사건에 개정법을 적용한다면

민식이를 숨지게 한 40대 운전자 A씨는 법정 구속된 상태인데요. 당시 사고장면을 보면 운전자 A씨는 시속 30km 이내(23.1km/h)로 주행했고 반대편 차선은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이 늘어서 있어 시야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이는 도로교통법 제27조 보행자 보호 규정에 어긋나는 사정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A씨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고 과실치사 사고를 낸 거죠. 교통사고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데요.

이런 경우, 형사처벌은 피할 수 없습니다. 다만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실형은 면할 수도 있습니다.

A씨에게 민식이법을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A씨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당연히 준수해야 할 보행자 보호규정을 위반해 어린이 사망사고를 낸 만큼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면할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보행자의 보호)
①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보행자(제13조의2제6항에 따라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통행하는 자전거 운전자를 포함한다)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는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지 아니하도록 그 횡단보도 앞(정지선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는 그 정지선을 말한다)에서 일시정지하여야 한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처벌의 특례)
6. 「도로교통법」 제27조제1항에 따른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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