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에 급여 대신 종이쿠폰… 4억 빼돌린 인력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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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가 10일 오전 대구 범어동 대구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 제공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가 10일 오전 대구 범어동 대구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 제공

경북 영천의 한 파견용역업체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 대신 종이 쿠폰을 지급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를 입은 외국인 노동자가 200여 명, 총 체불액이 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에 따르면 파견용역업체의 사업주 A씨는 베트남 출신 외국인 노동자를 모집해 지역 농가에 근무하도록 하는 무허가 파견 사업을 했습니다.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들은 지역 양파, 마늘, 사과 농장 등에서 하루 9시간 이상 근무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돈 대신 종이쿠폰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했는데요. 한국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만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쿠폰으로 대신했다고 하는데요.

상당수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족초청비자로 입국해 국내 취업이 제한된다는 점을 무기로 임금 체불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임금 체불하고 오히려 추방 협박

이처럼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을 빌미로 임금을 체불하고 오히려 협박까지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한 베트남 유학생들이 불법 장시간 노동에 임금도 지급받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남 여수의 한 인력사무소 사장 B씨는 하루 8만원씩 일당을 주겠다며 외국인 유학생들을 모집해 지역의 한 호텔에서 청소 일을 시켰는데요. 유학생은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하루 12시간씩 휴일도 없이 20일 넘게 일을 시키고 임금마저 체불했습니다.

B씨는 유학생들이 임금 지급을 재촉할 때마다 유학생들을 베트남에 보내버리겠다며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습니다. 유학생들이 불법체류자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국내 제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해 학생들을 겁박했습니다.

◆불법체류라도 범죄피해 신고 가능

가해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외국인 피해자도 언제든지 임금체불 등의 범죄피해 사실에 대해 신고가 가능하며 사법기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대상 범죄의 가해자도 당연히 처벌을 받게 됩니다.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범죄피해 호소를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요. 경찰청은 외국인 관련 범죄의 예방과 수사에 필요한 언어소통을 위해 영어뿐만 아니라 희귀 언어를 포함하는 다양한 언어의 통역요원을 선발하고 통역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가 오고 가는 재판 과정에서도 외국인에게 의무적으로 통역이 제공됩니다.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은 변론에 참여하는 사람이 우리말을 하지 못하거나 듣거나 말하는 데 장애가 있다면 통역인이 통역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80조(통역) 국어에 통하지 아니하는 자의 진술에는 통역인으로 하여금 통역하게 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43조(통역) ①변론에 참여하는 사람이 우리말을 하지 못하거나, 듣거나 말하는 데 장애가 있으면 통역인에게 통역하게 하여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문자로 질문하거나 진술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북 영천의 사례와 같이 외국인 노동자들이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면 범죄피해 호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본국으로 송환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런 경우, 불법 취업에 대한 처벌이나 추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추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외면하다간 자칫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임금 체불이 폭행, 감금과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임금체불 등을 신고할 경우,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에게 형사처벌이 내려지는 동시에 임금을 지급해야 할 민사상의 채무변제 의무가 부여됩니다.

아울러 사업주는 불법 외국인을 고용한 범칙금도 내야 합니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용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18조(외국인 고용의 제한) ①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

③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9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8. 제18조제1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하고 취업활동을 한 사람

9. 제18조제3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한 사람

수사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으로 취업활동을 한 사실에 대해 처벌을 받거나 추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찰은 불법체류자 발견 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그 사실을 즉시 알릴 의무가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불법체류자가 임금체불뿐만 아니라 살인, 상해·폭행, 협박, 강간·추행 등의 강력범죄 피해를 당했다면 '범죄피해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에 따라 경찰은 불법체류자의 신상정보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사건 당사자인 외국인 노동자가 사안이 해결되기 전에 강제로 추방되는 것을 면할 수 있도록 임시로 체류자격 G-1이 부여됩니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 A씨에게 협박죄가 성립한다면 피해 노동자들은 강제추방이 유예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①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그러나 단순 임금체불만으로는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임금체불은 단순 민사사안에 해당하기 때문에 통보의무 면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본국 송환 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출입국 규정을 어겨 국내에서 취업을 한 만큼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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