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에 연간 7000억 투자… 돈으로 과거사 덮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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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2020년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도쿄에서 열리는 ‘2020 하계 올림픽’에 욱일기 사용을 사실상 묵인했다. 개최국인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거세다. 욱일기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범기다. 욱일기를 통해 군국주의 부활을 간전접으로 선포한 일본, 그 속내를 들여다 봤다.【편집자주】
박기태 반크 단장. /사진=장동규 기자
박기태 반크 단장. /사진=장동규 기자
[도쿄올림픽, 방사능 만큼의 걱정거리 '욱일기'-④] 인터뷰 -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 박기태 단장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부끄러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합리화에만 주력하는 게 현 아베정권 하의 일본입니다.”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국제 스포츠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주변국의 반발과 지적에도 되려 최근 들어선 더욱 노골적이다. 우경화에 치중하는 아베 정권의 비호 아래 자본을 앞세워 곳곳에서 욱일기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마저 7월24일부터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에 침묵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간 외교사절단인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일본의 이 같은 행동이 스스로가 전범국임을 인정하지 않는 폭주 기관차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을 만나 일본이 욱일기에 집착하는 이유 등을 들어봤다.

- 지구촌 각국은 싫든 좋든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봐야 한다. 

◆ 놀랍지도 않았다. 반크는 이전부터 욱일기 문제뿐 아니라 일본의 부활하는 제국주의 위험성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욱일기는 일본의 역사 왜곡 중 하나일 뿐이다. 과거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던 행동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합리화하는 것이다.

- 일본이 욱일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욱일기는 아베정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아베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는 일제강점기 마지막 조선 총독을 지낸 자다. 아베는 이런 집안에서 태어났다. 극우인 아베의 집권하에 일본이 욱일기를 부정할 수는 없다. 도쿄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 여부보다는 100년간 일본이 국제사회에 했던 홍보전략을 봐야 한다. 욱일기를 빼면 그동안 아베정부가 해왔던 역사 왜곡을 일본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침략을 부정하면서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빼면 말이 되겠나. 아베정부에게 결코 버릴 수 없는 카드가 바로 욱일기다.

- IOC가 도쿄올림픽에서의 욱일기 사용을 허용했지만 정작 국제사회는 조용한 편이다. 왜 침묵하고 있나.

◆ 일본이 역사 왜곡에 투자한 금액은 올해만 7000억원이다. 일본기업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위는 스폰서(일본기업)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는 일본이 학교 설립을 비롯해 각종 후원을 하면서 과거 일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분위기다.

- 일본인들은 욱일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 반크가 일본 국제학교에서 일본학생들과 대화를 해본 결과 스스로 역사 인식이 부족해 욱일기 사용의 잘못을 잘 모른다. 물론 일본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혐한 분위기를 조성한 영향도 있다. 일본은 욱일기를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계속 사용해왔다. 이에 일본인들도 자연스럽게 욱일기를 일장기처럼 하나의 깃발로 인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과 관련, 한국정부의 대응은 어떻다고 보는지.

◆ 한국정부의 대응방법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얼마 전 대한체육회 관계자로부터 국제회의 등에 참여해 도쿄올림픽 욱일기 허용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막상 욱일기가 잘못됐다고 근거를 내놓고 전 세계에 이를 홍보하는 반크에게 문화체육관광부나 체육회에서 협력하자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한국정부는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류를 통해 전세계인들이 한국을 찾고 한국어까지도 습득하려는 지금이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하는 좋은 시기다. 욱일기, 역사 왜곡 등은 단순히 한·일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다. 한류로 만들어진 해외의 한국학교, 해외대학 한국학 전공, 정부가 세운 국제학교에 일본의 만행 등을 담은 자료를 책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제공해야 한다.

- 일본의 역사 왜곡과 욱일기 사용에 대한 반크의 활동은 효과가 있나.

◆ 반크는 최근 3억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규모의 청원사이트 ‘체인지’에 왜곡된 일본의 역사교과서 개정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 5만명이 동참했고 반크는 이들에게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자료를 제작해 이메일로 꾸준히 보낼 계획이다. 욱일기와 독일 나치 전범기인 하켄크로이츠를 비교하는 영상을 한국어와 영어 자막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게재,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일본의 막대한 예산과 싸우려면 디지털 시대에 맞춰 완성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 IOC가 침묵하는 만큼 도쿄올림픽에선 욱일기가 더욱 많이 보일텐데, 반크는 어떤 활동을 펼칠 방침인가.

◆ 우선 일본이 욱일기를 사용할 경우 베를린올림픽에서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했던 과거 독일과 현 일본을 동일시하게 그린 포스터를 ‘체인지’에 게재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이 전범국임을 인정하지 않는 ‘폭주하는 기차’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겠다. 또 다른 침략의 상징인 다케시마(독도)와 일본해(동해) 표기 등도 정정하고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토록 하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5호(2019년 12월31일~2020년 1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소영
정소영 wjsry21emd@mt.co.kr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정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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