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전쟁② 기업들도 모르는 저작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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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 ‘도둑’은 현행법상 ‘절도죄’로 규정돼 처벌을 받는다. ‘저작권 침해’도 일종의 절도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만든 결과물을 원작자의 동의없이 사용하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온라인환경이 발전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저작권 침해가 빈번해 지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공개한 ‘2019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법저작물시장은 20조8057억원으로 이 가운데 침해 규모만 2조4916억원에 달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다. 기업, 공공기관, 단체 등 다양한 조직에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무심코 지나치는 사이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한다.

◆저작권이 뭐길래

현행 저작권법에선 임직원 개인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법인에게도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저작권법 제141조(양벌규정)에는 ‘법인의 대표자, 법인, 개인의 대리·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업무에 대해 죄를 범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이나 개인에 대해서도 각 해당 조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법인이나 개인이 그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기업들이 평소 저작권 침해 예방에 힘써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을 이해하기 위해선 저작물부터 살펴봐야 한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뜻한다. 인간이 주체가 돼 창작성을 갖고 외부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 저작물로 인정받는다.

대표적으로 소설·시·논문·강연·연설·각본 등 어문저작물, 음악, 미술, 건축, 사진, 영상, 지도 등 도형, 소프트웨어(SW)를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 꼽을 수 있다. 저작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판단 기준은 경제적인 측면으로 접근한다. 법에서 규정하는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뉜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저작물에 대해 가지는 인격적인 권리인 반면 저작재산권은 경제적 권리를 의미한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에게 전속되지만 저작재산권의 경우 타인에게 양도와 이용허락이 가능하다. 흔히 말하는 저작권 침해는 본질적으로 저작재산권에 기인한다.

신상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저작권 침해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업도 책임을 지기 때문에 예외규정에서 명시한 감독의무를 입증할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며 “법률전문가 등을 통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사안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침해 예방하려면

이처럼 저작물을 이용하는 기업 등 사업자들은 개별 저작물에 대한 각각의 이용법을 숙지하는 동시에 자사 저작물도 관리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한다. 사업을 영위하면서 기업 차원에서 저작권 침해예방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

/사진=머니S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저작재산권을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 등 다수의 권리 집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관련 권리를 분리해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이용허락을 할 수 있는 만큼 각 권리는 침해 여부를 다툴 판단 근거가 된다.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사용하기 위해 권리 양도 및 이용허락을 받을 경우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반대로 정당한 권리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저작물의 이용 행위는 불법이다. 특히 홈페이지 등 온라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저작재산권 위반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예방사례 등을 참조해 저작권 침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권고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저작권 침해 예방 컨설팅 가이드북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언론사의 기사를 편집해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출처를 표시해도 저작권자(언론사)의 허락이 없다면 저작권 침해로 간주되며 폰트를 디지털화한 폰트파일은 컴퓨터프로그램으로 분류돼 저작권법에서 명시하는 보호대상이 된다.

저작재산권 양도 없이 외부 사진작가에게 의뢰한 사진을 활용할 경우 계약서와 게시범위에 따라 침해 여부를 판단하며 공공기관에서 한류 확산을 위해 영화 포스터 및 이미지를 차용한다면 저작권법 제28조 범위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PC운영체제나 기타 SW도 할당된 범위 외 사용시 저작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용허락을 받은 경우에도 사용자가 저작권자의 허락 범위를 초과하면 침해가 될 수 있다”며 “저작재산권 효력에 미치지 않는 예외조항을 두고 이견이 많은데 법률자문 등을 통해 범위를 꼼꼼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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