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세대교체… ‘색’ 달라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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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뷰] 2020년 경자년을 앞두고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를 이어 오너 3·4세들이 경영일선에 전면 등장하면서 기업색도 달라지고 있다. 재계 안팎의 최고 수장이 교체되고 있는 재계 현황을 들여다봤다.【편집자주】

[경영일선에 나선 오너가 3세들 -상] 파격 인사로 젊은 오너색 강조

오너 3·4세가 경영일선에 본격 나서면서 기업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도 자신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인사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고 있다.

◆사업도, 인사도 싹 달라진 색

올해 가장 눈에 띈 행보를 보인 오너 3~4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다. 그는 올 초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자율주행차에 대규모 베팅을 결정하는 등 본인만이 색을 가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는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의 퇴임이 결정됐다. 우 부회장은 2010년부터 현대제철 대표를 역임하는 등 정몽구 라인의 대표인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를 고려했을 때 내년에는 정 수석부회장의 색이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숙제는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개편안을 내놨지만 엘리엇의 반대로 실패했다. 지배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계획대로 이행되는 것이 중요한 데 내년에 다시 개편작업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그룹은 한진그룹이다. 한진은 지난해부터 강성부펀드인 KCGI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아와 지배구조가 휘청거렸다. 좋지 못한 이미지에 여론마저 등을 돌린 가운데 조양호 전 회장이 올해 4월 미국에서 폐질환으로 타개했다.

이후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버지 자리를 물려받았고 지난달 말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1940년대생 임원들이 물러나고 1960년대생 임원들이 대거 선임됐으며 조 전 회장의 핵심인사로 꼽힌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이 물러나며 ‘조원태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조직개편에 앞서 조 회장은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예고했으며 대한항공 중심의 사업방향을 전하기도 했다.

출처: 각 사

◆“아직은 아니지만”… 승계 ‘눈앞’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의 승진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한화는 여전히 김 회장 체제가 유지되며 장기적으로는 3남 체제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핵심인 방산·태양광 부문은 김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승진인사가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융 부문은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맡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의 핀테크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화생명 지분 30만주를 취득했다.

건설·유통사업은 셋째인 김동선씨가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점이 변수다. 다만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S&C가 지난해 인적분할 돼 기업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거래 잡음 이슈를 일부나마 해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도 언제 경영 최선에 설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이 2년째 그룹 회장을 맡고 있지만 1937년생으로 고령이고 김 부사장이 내년 45세가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근시일 안에 경영 최선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소 복잡한 사촌경영 분리

사촌경영의 분리 차원에서 지배구조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GS그룹은 허창수 전 회장이 GS 대표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GS건설만 맡기로 하면서 계열분리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세아그룹도 분리경영 체제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은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 라인을 맡고 있고 이운영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는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특수강 등) 계열을 맡고 있다.

이태성 대표는 계열분리 과정에서 보유지분을 처분했고 이 과정에서 지난해 1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완납해 ‘착한기업’ 이미지를 갖는 계기가 됐다.

태광그룹은 아직 복잡한 상황이다. ‘황제보석’으로 유명한 이호진 전 회장이 2012년 자리에서 물러난 후 그룹 회장자리는 현재까지 공석이다. 이 전 회장 장남인 이현준씨와 이 전 회장의 형인 이식진 전 회장의 장남인 이원준씨가 승계를 두고 경쟁구도가 짜여진 가운데 아직까지 명확해진 점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장은지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는 “오너 3~4세들은 경영수업 기간 중 아버지를 스승으로 모시다 보니 불편한 관계에 형성되곤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시기가 오면 기존세력과 부딪히다보니 통상 55세를 기점으로 인사교체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어릴 적부터 해외에서 배운 것들이 많다보니 기존사업에 대한 유지보다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 등에도 긍정적”이라며 “내부 구성원들도 기존 질서에 순응하려고만 하지 않고 새로운 오너와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재계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고 밝혔다.
 

장우진 jwj17@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금융증권부 장우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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