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세월호 유족 팥죽 선물에 "안 차장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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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뉴스1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이자 세월호 유족에게 팥죽을 받은 사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했다.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잠 못 이루는 밤에 조금 긴 글’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사연을 공개했다.

박 회장은 글에서 “이제는 5년이 넘었으니 이야기해도 되겠지 싶다”며 “2014년 4월의 잔인한 그 날이 정신없이 지나고 다음 날 보고가 왔다. 그룹 계열사 직원의 아이가 그 배에 탔다는 소식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설마 나는 해당이 없으리란 교만에 벌을 받은 듯 철렁했다”며 “마음만 무너져 내릴 뿐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채 며칠의 잔인한 시간이 흘렀고 더는 가만히만 있을 수가 없어 무작정 진도에 내려갔다”고 소개했다.

이어 “눈에 띄는 게 조심스러워서 작은 차를 하나 구해 타고 조용히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체육관 근처에 가서 전화를 했다”며 “꺼칠한 얼굴로 나온 아이 아빠가 내게 괜찮으니 들어가자고 했다. 내가 들어가도 되나 싶어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레 들어서는데 눈에 들어온 광경이 너무나 처참했다”고 회상했다.

박 회장은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넓은 체육관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고 이불 더미가 간격을 두고 널려 있었는데 가족들이 더러는 바닥에 앉고 대개는 누워있다가 무슨 소식이 왔는지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게시판 쪽을 향해 달려가는 그 장면 자체가 참으로 처절했다”며 “가끔 설움인지 놀람인지 악을 쓰듯 통곡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리 여러 번 TV를 통해 보았어도 소리와 현실이 더 해진 그 자리에서 받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게시물에서 “충격 때문에 뭐라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 몇 마디 위로를 간신히 전하고는 그냥 다시 돌아섰다”며 “뉴스에서 보는 장면들도 그때부터는 말로 표현 못할 리얼리티가 되어 돌아오곤 했다. 무슨 일이 있건 어떤 이유에서건 상처받은 유가족을 향해 비난하거나 비아냥을 하는 것은 정말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고 전했다.

해당 직원의 건강을 우려한 박 회장은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직원과 아이의 신상정보를 알려주고 도움을 청했다”며 “정혜신 박사는 ‘걱정되시죠? 제가 내려가면 꼭 찾아서 도움을 드릴게요’라고 했다. 인연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싶었고 참으로 든든하기도 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야구를 좋아했다는 아이는 그로부터도 꽤 긴 시간 동안 부모에게 돌아오지 못했다"며 "결국 기다리다 몇 주 후 다시 또 진도로 내려갔는데, 동네 식당에 마주 앉은 아이 아빠는 첫 충격에서는 많이 벗어난 모습이었지만 꺼칠하고 피로해 보였다. 그러고도 한참이 더 지나 292번째로 아이는 두 달 만에 부모에게 돌아왔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당시 소속 계열사 대표를 불러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 아빠가 가족으로서 해야 할 일 하도록 내버려 둬라고 했더니 참으로 고맙게도 ‘네. 회장님. 안 그래도 이미 그러고 있습니다’고 했다”며 “그 후 그 애 아빠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고 난 해준 게 별로 없었는데 동지라고 내게 팥죽을 보내주는 정이 고맙기 짝이 없다”며 직원의 씀씀이를 헤아렸다.

그는 게시물 말미에 “안 차장 고마워 팥죽 잘 먹을게”라는 문장으로 고마움을 표하며 글을 마쳤다.
 

채성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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