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시행한 데 이어 지난 27일 헌법재판소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합헌 결정'이 나와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값이 뚝 떨어졌다. 일부 단지는 시세대비 2억~3억원 낮은 값에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28~29일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단지 '잠실주공5단지'는 전용면적 76㎡가 19억7000만~19억9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확대한 12·16 부동산대책 이전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호가가 22억원에 달했다. 최고 23억5000만원을 호가하던 로열층 가격도 현재 20억원으로 3억원 이상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도 대책 발표 전 호가가 21억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19억원대 후반으로 내렸다.

부동산업계는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 수익이 떨어지며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0%로 대출이 금지돼 가장 타격을 준 것으로 봤다. 게다가 일부 조합이 제기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위헌 논란도 사실상 종결돼 앞으로 재건축 이익에 대한 세금이 확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통계 조사에서도 아파트값 하락세가 나타났다.

부동산조사기업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사이 0.15%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전주대비 0.08%포인트 감소했다. 재건축아파트는 0.29% 올라 상승률이 0.02%포인트 줄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집주인과 매수자의 눈치싸움이 이어지면서 고가아파트 위주로 거래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바뀌는 부동산제도가 서울 집값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