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예측’ 유전자검사 시대… 실효성 문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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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건강관리·의료비 절감 VS 임시 허가·통계 유의성 없어


올해부터 비(非)의료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소비자 직접 의뢰(DTC) 유전자검사’ 항목이 기존보다 약 5배 늘며 소비자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DTC검사 항목 확대를 앞두고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며 관련업계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온다.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취약한 질환이나 앞으로 유심히 관리해야 할 부분을 미리 살펴볼 수 있어 의료비 절감에 도움된다는 의견과 DTC검사업체 간 통계적 유의성이 없어 정확도가 떨어져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DTC검사,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DTC검사 12개→56개 항목 확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회의를 열고 DTC검사 시범사업 확대 실시를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의료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관리로 변하며 개개인 스스로 건강관리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2018년 기준 노인인구가 전체의 14.9%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은 머지않아 적자를 낼 텐데 이 문제를 풀려면 의료비를 절감해야 한다. DTC검사가 의료비를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TC검사 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 인증 결과./사진=각사
보건복지부의 DTC검사 시범사업에 12개 업체가 참여한 결과 최종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테라젠이텍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랩지노믹스, 마크로젠 등 4곳이다. 이들은 그동안 12개로 한정된 DTC 검사항목을 올 1월부터 최대 56개까지 검사·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DTC검사가 허용된 항목은 혈당, 혈압, 탈모, 비타민C 농도 등 12개에 불과했지만 비타민D 농도와 운동적합성, 알코올 홍조, 조상 찾기 등 최대 56개 항목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원회는 배아·태아 대상 유전자검사 항목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근위축 등을 수반하는 근이영양증 등 165종 질환에 대해서만 산전 배아나 태아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가 허용됐다. 앞으로는 급성괴사성뇌증 등 24개 질환이 새로 추가돼 총 189종 질환에 대한 배아·태아 유전자검사가 가능해진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대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DTC검사의 안전성이 증명됐다”며 “DTC검사가 건강관리를 돕고 예방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과 의료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업체마다 DTC검사 결과 제각각

다만 DTC검사 확대를 앞두고 업계 내부에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시범사업 결과 참여기관 간의 예측정확도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2년 후 재평가하는 방식으로 임시 허가됐기 때문이다.
DTC검사 결과지 및 채취 키트./사진=테라젠이텍스
위원회에 따르면 웰니스 57개 항목 대상으로 검사기관 간 결과해석의 일치도를 분석한 결과 57개 항목 중 통계적 유의성 있는 결과해석 일치도를 보인 항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업체 간 공통 분석 근거인 데이터베이스 및 표준화된 해석방법의 부재 ▲각 업체가 검사를 위해 선택하는 유전자와 SNP(유전자 다형성)가 서로 다를 수 있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업체의 기술력이 부족하기 보다는 기술 자체의 한계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유전자검사의 특징은 해외에도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계에 봉착한 만큼 위원회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DTC검사를 해외에서 수행하고 국내소비자들에 결과전달을 대행하거나 생명윤리법 상 금지된 보험가입·마케팅 등에 유전자 검사결과를 활용하는 등 시장의 혼탁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며 강력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일까. 앞서 업계가 요구했던 암, 당뇨병 등 질병과 직접 연관있는 검사를 시행하기는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이번에 임시로 허가됐던 57개 항목이 운동능력, 탈모 등의 피부질환, 알콜 분해 등 웰니스 중심이었던 데다 이 범위가 위원회에서도 낮은 정확도를 이유로 확대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시험사업을 원했던 항목은 암, 당뇨병 등 실생활에 영향을 주는 질병이었는데 이 같은 방안이 여전히 빠져 아쉽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웰니스검사를 위해 국민들이 DTC검사에 참여할지 여전히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DTC검사 등을 결합한 헬스케어서비스로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DTC검사야말로 미래 헬스케어서비스의 주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앞으로 정부, 기업 간 신뢰관계가 쌓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6호(2019년 1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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