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불황이라더니"… 해외로 포상휴가 떠나는 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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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뷰] #. A보험사는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 텔레마케팅부서 인력을 40% 감축했다. B보험사는 지난해 11월,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C보험사는 실적 부진으로 매년 초 지급되던 연말 성과급을 없앴다.

#.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A사는 지난해 말, 임직원과 설계사 1000여명이 발리로 휴가를 다녀왔다. 우수설계사들에게는 금일봉까지 주어졌다. 대형GA B사는 설계사 1300명과 함께 마카오로 포상휴가를 다녀왔다. 3박4일의 여행기간 동안 참석자 전원은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숙박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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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GA의 희비가 엇갈린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며 보험사들은 몸집 줄이기에 치중하지만 동생격인 GA는 꾸준한 성장세다.

◆보험사 추월한 공룡GA

보험사 입장에서 2019년은 우울한 한해였다. 생명·손해보험사의 3분기 실적은 약 25% 하락했고 저금리 기조로 투자수익률도 부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5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3% 감소했다.

경기불황으로 해약 및 만기보험금 증가와 함께 저축성보험 만기도래로 지급보험금이 증가한 게 주효했다. 삼성·한화·교보 등 이른바 생보업계 상위 3사의 당기순이익도 1조5809억원으로 전년동기(2조4868억원)대비 36.4%나 급감했다.

손보사 역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을 포함한 장기보장성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으며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6% 감소한 2조1996억원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로 영업이익 외 투자수익 부문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생·손보사들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결국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부서 인력을 줄였다. ‘조직슬림화로 인한 효율화’를 외쳤지만 실상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자 중 30대 직원의 비중이 적지 않았다”며 “위기감을 느낀 젊은 직원들이 먼저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손보사는 몇년째 나오던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올해도 보험업계 성장률이 0%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러한 몸집 줄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GA업계, 특히 상위 10위권 GA업체들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생·손보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GA업계 1위 지에이코리아의 매출은 2017년 5305억원에서 2018년 5748억원으로 443억원 증가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까지 3209억원의 매출을 올려 하반기 실적이 더해지면 전년도 매출액을 사실상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한해 당기순이익(55억원)을 이미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또 다른 대형GA (주)글로벌금융판매도 2017년 3718억원에서 2018년 4648억원으로 매출이 약 900억원쯤 증가했다. 이밖에 주요 대형GA들의 매출액은 2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섰다. 프라임에셋(주)의 매출액은 2018년 22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1287억원을 기록했다.

리더스금융판매(주)는 2017년 매출액이 2261억원에서 2018년 3089억원으로 828억원 증가했고 인카금융서비스(주)도 2018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보험업계에서의 GA비중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8년 말 기준, 생보사 초회보험료 12조6920억원 가운데 GA가 모집한 금액이 9226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10개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 총액에서도 전체 76조2898억원 중 GA를 통한 금액은 32조8111억으로 전체 43%에 육박했다. GA없이 보험업계를 논하기 힘들 정도다.



◆GA, 성장세 걸림돌 없나

보험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GA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설계사들이 보험사를 떠나 GA로 자리를 옮기고 있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GA소속 설계사수는 22만명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인 18만명보다 약 4만명이나 많다.

최근 온라인채널(CM)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채널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생보사 대면채널 초회보험료는 3조원이지만 CM채널은 약 110억원 수준에 그쳤다. GA가 보험사로부터 이동한 설계사들을 앞세워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GA업계 1위인 피플라이프의 경우 설계사수가 1만4800여명에 이르며 전체 보험사를 통틀어 4위를 기록했다. 5위(글로벌금융판매·1만3787명)와 6위(프라임에셋·1만명)도 GA업체다. 설계사수가 1만명을 넘는 곳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메리츠화재 등 7곳 뿐이다.

상위 GA업체들은 배우 하정우, 현빈 등을 광고모델로 쓰며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반 보험사와 다름없는 입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GA설계사가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이점도 여러 상품을 두고 깐깐하게 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연말 구조조정에 나설 때 대형GA들은 인센티브 파티를 열었다”며 “높은 수수료를 무기로 설계사 유치에 성공한 GA들이 실적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GA의 성장세에 날개가 달릴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GA에 대한 감사를 강화할 예정이어서다. 당국은 GA성장의 핵심이었던 ‘설계사 모집수수료’까지 수술대에 올렸다. 2021년부터 보장성보험 1차년도 수수료 총량을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GA를 동일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미끼로 설계사 유치에 성공해왔던 GA입장에서는 날벼락같은 소식이다. GA업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당국은 GA업계 불완전판매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수수료 개편안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GA는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설계사 비용 뿐만 아니라 임차료, 인건비, 조직운영비 등을 집행하고 있다”며 “애초에 보험사 전속설계사와 GA설계사의 수수료를 같은 기준에서 책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명백히 당국이 보험사 편을 드는 불공정행위”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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