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오픈 3년]③ 면세점 지킨 신동빈… 호텔롯데 연내 상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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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리뷰] 지상 123층, 높이 555m.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 5위의 초고층 건물. 총 사업비 4조2000억원을 투입해 2017년 4월3일 개장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는 사업 전부터 제2롯데월드, 롯데슈퍼타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초고층타워의 역사를 새로 쓴 롯데월드타워는 주거와 비즈니스, 관광, 쇼핑을 아우르는 서울 랜드마크빌딩이자 관광명소로 각종 이슈메이커였다. 하지만 공사기간 내내, 그리고 개장 4년째인 지금도 거액의 부채와 공실로 인한 적자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의 명성과 화려함, 그 이면에 숨은 불 꺼진 건물, 시행사의 부실 우려…. 많은 화제와 궁금증을 낳은 롯데월드타워의 3년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롯데그룹에 있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의미는 각별하다. 폐점과 재개장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 또 다시 폐점 위기에 놓였다가 간신히 살아났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도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담긴 의미를 들여다봤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고난의 역사 


1989년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출발한 롯데 잠실면세점은 2014년 10월 지금의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로 자리를 옮기고 간판을 ‘월드타워점’으로 교체했다. 당시 월드타워점은 인테리어에만 업계 최고 수준인 580억원을 쓰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15년 연매출은 61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7%나 상승했고 국내 시내면세점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박탈당했다. 그해 7월 신동빈 회장과 그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그룹 주도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벌인 게 화근이었다. 그 여파로 같은해 11월 정부의 면세 사업자 재승인 심사에서 월드타워점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월드타워점은 기사회생했다. 2016년 4월 관세청이 신규 발급한 특허를 획득하고 2017년 1월 재개장했다. 이를 계기로 월드타워점은 사업 면적을 1만1411㎡에서 1만7334㎡로 넓혀 국내 최대 규모로 리뉴얼했다. 당시 1300여명이 직장을 되찾았고 350여개 협력사가 거래처를 회복했다.

하지만 월드타워점을 둘러싼 ‘고난의 행군’은 계속됐다. 신규 면세 사업자 취득 과정에서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만든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가 불거진 것. 신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8개월만에 석방됐다.

사태가 수습된 건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신 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이 있었으나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고 별다른 특혜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 회장에게 내려진 유죄 판결로 인해 월드타워점은 또다시 생사 갈림길에 놓였었다. 관세법 178조 2항에 따르면 세관장은 특허보세구역 운영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면세점 운영권)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

하지만 관세청이 같은 해 12월 신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월드타워점 특허를 박탈할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신 회장의 뇌물 공여가 면세점 특허 공고와 관련된 사안이어서 관세법과는 관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즉 뇌물 덕에 면세점 특허를 새로 부여하는 ‘공고’가 이뤄졌더라도 관세법이 규정하는 ‘취득’이 아니어서 취소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로써 월드타워점을 둘러싼 롯데의 시련은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면세점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2015년 384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8년 약 205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다만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매출은 같은 기간 4조3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이용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호텔롯데 상장 속도… 전망은?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특허를 지켜내면서 호텔롯데 상장엔 청신호가 켜졌다.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면세점은 상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월드타워점은 연 매출 1조원을 구가하는 대형 점포라는 점에서 상장 준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5년 경영권 분쟁 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 99%를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어 ‘롯데=일본기업’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율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지고 신 회장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본기업’ 꼬리표를 떼고 지배구조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신 회장의 계획이다.

이미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과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한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에 선임하고 그룹 재무통인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을 호텔·서비스BU장에 임명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 상장의 가장 큰 과제는 기업평가다. 2016년 상장 추진 당시 호텔롯데는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로 상장 추진이 중단된 데다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호텔롯데 면세사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실적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매진할 방침이다. 이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진출을 통해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괌, 뉴욕, 시애틀 등 미국 호텔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이달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8개 구역 중 대기업 몫으로 나온 5개 구역의 연매출은 1조원을 웃돈다. 롯데면세점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입찰전에 총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연내 상장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면세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가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없다”며 “호텔신라 기업가치가 과거 상장을 추진할 때만큼 회복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은
김경은 silver@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김경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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