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 한국의 마천루에서 잠실 프로젝트까지… 남다른 경영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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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은 정직과 봉사, 그리고 정열로 압축된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생산 활동을 통해 인간의 행복에 기여하는데 있으며, 이로써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정직한 기업정신이 요구된다. 정직한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열적인 활동 즉 온 힘을 기울여 매진하는 정성스러운 기업인의 자세가 뒷받침 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시작한 사업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다른 부분을 엿보지 않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영소신은 유명한데 이는 그동안 손을 댄 사업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최고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월드 등이 모두 동 업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롯데월드 개관식/사진=롯데그룹
◆한국의 마천루… 롯데호텔의 탄생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갈수록 준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부터 그들이 우리나라를 다시 찾도록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관광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마천루! 1973년 당시 동양 최대의 초특급 호텔로써 장장 6년간의 공사 끝에 문을 연 롯데호텔에 붙여진 찬사였다. 지하 3층, 지상 38층의 최고층 빌딩으로 1천여 객실을 갖춘 롯데호텔 건설에는 6년여 기간 동안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에 버금가는 1억5000만 달러가 투자되었다.

당시에는 산업기반이 취약한데다 국내에 외국손님을 불러놓고 대접할 만한 변변한 국제 수준의 호텔도 없었고 관광 상품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관광업 자체가 부지확보와 투자재원 조달의 어려움, 낮은 수익률, 운영 노하우의 미숙 등으로 민간투자가 저조한데다 산업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신 회장은 고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호텔업도 기간산업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호텔 건설을 지시했다. 사실 호텔 사업 구상은 신 회장 개인적으로는 모험이었다. 투자한 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기업인으로서 마땅히 고민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목표로 했던 꿈을 고국에 실현한다는 의미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래서 내린 신 회장의 결론은 훗날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신격호 명예회장은 투자 회수율이 낮으며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관광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롯데호텔은 이후 올림픽을 즈음해 1988년에 소공동 신관과 잠실 롯데호텔을 개관하고‘88 서울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는 데에 일조를 하게 된다. 롯데호텔은 92년 업계 최초로 2억 달러 관광진흥탑을 수상하였고 다른 외국계 체인 호텔들과 달리 외국에 한 푼의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는 국내 호텔체인을 완성했다. 

◆세계최대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건설

“롯데월드를 통해 한국의 관광산업은 문화유산 등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볼거리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 시켜야 한다.”

지난 1984년 신격호 명예회장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 사업을 지시한다. 당시 롯데 임직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허허벌판이었던 잠실벌에 대형 호텔과 백화점, 놀이시설을 짓는 것이 과연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격호 명예회장은 소신이 있었다. 물론 롯데월드는 성공했다. 1989년 문을 연 롯데월드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산업훈장은 그때까지 수출기업이나 제조업종에 집중 수여되었으나, 신격호 명예회장이 관광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기업전체를 고객에게 맞춰라

잠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백화점, 호텔 1번가, 롯데마트, 테마파크를 아우르는 거대한 콤플렉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신 명예회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간부들은 가타부타 자신 있게 대답을 못했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판단이 서질 않았기 때문이다. 

간부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자 신 명예회장은“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 오픈을 하고 1년만 지나면 교통 체증이 생길 정도로 상권이 발달할거야”이 말을 들은 간부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했다. ‘상권은 창조하는 것’이라는 신 명예회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신 명예회장의 예상대로 잠실 사거리는 교통체증을 유발할 정도로 상권이 발달했다. 

또 하나 예는 잠실 백화점을 기획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신세계나 미도파 매장의 3배 크기인 넓은 매장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이런 걱정을 하자 辛 명예회장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꾸중 아닌 꾸중을 했다.

“무엇으로 채우느냐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관건이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신 명예회장은 뜬금없이 평창면옥에서 답을 찾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평창면옥이라고 있었는데 워낙 맛이 있어서 밥 한 끼 먹기 위해 먼 거리에서 차를 타고 올 정도로 장안의 화제였다고 한다.

“평창면옥은 5000~6000원 가격에 사람들이 꽉 찼다. 점심시간에는 자가용을 타고 와서 한참 기다리다 밥을 먹는 사람들로 붐볐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왜 평창면옥에 와서 밥을 먹을까.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상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고객에서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된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고객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사업이 있는 것이다. 고객이 즐겨 찾게 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

이처럼신  명예회장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고객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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