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 ‘노후자산’ 퇴직연금 시장, 고객유치 경쟁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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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퇴직연금시장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의 경쟁이 시작됐다. 퇴직연금 조직 개편해 힘을 실어주고 고객에게 물리는 수수료를 대폭 낮춰 고객 유치에 나선다. 관건은 수익률이다. 연 1%에 불과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은행, 증권, 보험회사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운용전략을 업그레이드 하는 추세다. ‘머니S’가 소개하는 퇴직연금의 똑똑한 운용전략을 알아보자.<편집자주>

2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시장을 두고 금융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연금 수요가 커져서다. 정부는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고 장기 퇴직연금 수령을 유도하는 기금형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2017년 168조4000억원에서 21조6000억원(12.8%) 늘었다. 퇴직연금은 2016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200조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퇴직연금은 직장인이 입사부터 퇴직까지 장기간 계약하는 상품이다. 크게 회사 책임형(DB)과 개인 책임형(DC)으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금융사에 맡겨 운용하되, 근로자의 퇴직 직전 3개월 월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한 액수 지급을 보장한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 1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 주고 근로자가 금융회사에 운용 방법을 지시한다.

◆수익률 손실 나면 수수료 안 받아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이 줄어든 은행권은 자산관리(WM)·투자은행(IB) 등 비이자수익 일환으로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권은 잇따라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에 나서며 고객 몰이에 나섰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1%대 수준에 머물러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에 불과해서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퇴직연금 조직을 개편하고 수수료를 내렸다. 먼저 국민은행은 퇴직연금의 손실이 날 경우 수수료를 안 받는다는 초강수 개편안을 내놨다. 퇴직연금 누적수익이 ‘0’ 이하인 고객의 수수료를 면제한다.

또 DB형, DC형 등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근로자가 퇴직 후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로 퇴직금을 받는 경우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날부터 소급한 장기계약 할인을 적용한다.

최재영 KB금융그룹 연금본부장은 “지난해 5월 자산관리에 특화된 WM(자산관리)그룹에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수익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고객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고객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1위 퇴직연금’ 브랜드 도약을 목표로 내세운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사업부문제가 퇴직연금 운용에 머리를 맞댔다. 신한은행은 당해년도 퇴직연금이 손실이 났을 경우 수수료를 면제한다. 수익을 얻지 못한 IRP고객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밖에도 ▲IRP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 할인율 확대 ▲연금방식으로 수령시 수수료 감면 ▲사회적 기업 수수료 50% 우대 ▲DB형·DC형 30억원 이하 기업과 IRP 1억원 미만 고객 수수료 인하 등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2~4년차 장기계약 고객의 경우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10~20% 인하하고 만 34세 이전 최초 입금 고객의 경우 운용관리 수수료 20% 할인을 적용한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기업, 사회복지법인, 아이돌봄서비스, 어린이집, 유치원 등 법인은 퇴직연금 수수료를 최대 50% 감면해준다.

우리은행 퇴직연금부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금융권 최초 '포괄적 운용지시'를 도입했다”며 “만기시점에 동일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아닌 고객이 선택한 최적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연금자산을 준비하는 손님들을 위해 IRP는 만 19세부터 34세 가입손님에 대한 수수료를 70% 인하한다. 또 만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손님들에 대해 수수료를 최대 80%까지 내린다.

이미 적용 중인 장기가입 할인율(가입 후 2년차 10%, 3년차 12%, 4년차 이후 15%)까지 감안하면 청년가입 손님의 경우 최대 85%, 만기 연금수령 손님의 경우 최대 95%까지 수수료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 그 해 청구된 수수료 자체를 일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AI가 굴리는 퇴직연금, 리밸런싱 척척


금감원에 따르면 DC형 가입자의 91.1%는 윤용지시를 변경하지 않고 원리금보장상품을 운용 중이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고객의 자산이 원리금보장 상품에 편중돼서다.
은행권은 예금상품 금리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가 투자자문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맞춤형 퇴직연금 서비스를 내놨다. AI가 주가, 환율 등 데이터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리밸런싱 메시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의 디지털 자산관리서비스 ‘쏠리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상용화한 엠폴리오(M-Folio)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탑재했다. 투자전문가의 시장예측과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분석결과를 결합해 하이브리드형 알고리즘도 자체 개발했다.

또 퇴직연금 자산배분 프로그램인 ‘신한 글라이드 패스’를 내놓고 고객 연령에 따른 자산배분기준을 제시한다. 퇴직연금을 사회 초년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주식 비중을 낮춰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i-ONE ROBO(아이원 로보)’은 고객정보와 투자성향, 시장환경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고객별 맞춤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리밸런싱을 자동으로 제안한다. 여기서 ‘i-ONE ROBO연금’은 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AI 알고리즘으로 연금자산을 관리하는 연금 하이로보를 운영 중이다. 이용자는 포트폴리오에 따라 편리하게 연금 상품에 가입하고 투자성과를 메일로 받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안정적인 운용이 원칙이지만 저금리시대에 원금보장형 상품만 고집해선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없다”며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적극 운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20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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