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못할거면 키운다"… 퇴직연금 다듬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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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원 퇴직연금시장을 잡기 위한 금융회사의 경쟁이 시작됐다. 퇴직연금 조직을 개편해 힘을 실어주고 고객에게 물리는 수수료를 대폭 낮춰 고객 유치에 나선다. 관건은 수익률이다. 연 1%에 불과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은행, 증권, 보험회사가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운용전략을 업그레이드 하는 추세다. ‘머니S’가 소개하는 퇴직연금의 똑똑한 운용전략을 알아보자.<편집자주>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은행사 위주로 형성돼 있다. 실제 금융권 퇴직연금시장 점유율에서 은행은 50% 이상을 점유한다.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 명함을 내미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사업 확장 역시 주춤한 상태였다.

하지만 적지않은 자산을 적립할 수 있는 퇴직연금은 보험사들이 외면하긴 어려운 시장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수수료 인하와 함께 부서개편 등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나서면서 퇴직연금 상품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DC형 늘려라” 주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시장은 2016년 이후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 중이다. 2018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지난해 2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결코 무시 못할 시장인 셈이다.

보험업계 퇴직연금규모도 성장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62조3682억원으로 전년보다 13.9% 증가했다. 생보사 적립액이 43조2023억원에서 49조9151억원으로 약 15% 늘었고 손보사 적립액도 11조6160억원에서 12조4531억원으로 약 7% 증가했다.

전체 퇴직연금규모가 성장한 것은 대형 보험사들의 선전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자산 상위권 5개사(삼성생명·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 증가액은 6조~7조원 수준으로 업계 전체 증가액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납입액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변경 시 부채로 잡혀 보험사 입장에서는 판매를 마냥 확장하기도 어렵다”며 “체력이 튼튼한 대형사와 그렇지 않은 소형사별 퇴직연금시장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를 것이다. 결국 퇴직연금사업은 보험사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사업 확대에 나선 보험사 입장에서는 내부거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당면과제다. 은행권은 자기계열사 비중이 10% 이하다. 또한 개인 책임형(DC) 취급 비중이 높다. 은행권이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보수적 운용에서 탈피했다는 의미다.

반면 삼성생명의 경우 퇴직연금 자산 절반 정도가 계열사 물량이다. 퇴직연금 규모가 조단위인 롯데손보, 삼성화재,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도 내부거래 비중이 10~30%에 이른다.

이에 보험사들은 DC형 가입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DC형 비중을 계열사 물량 못지않게 키워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금융사들에게 DC형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DC형은 회사가 근로자 퇴직급여계좌에 매년 일정액을 납입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유형이다. 과거에는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이직이 잦은 중소기업 근로자 가입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 등으로 은퇴자산을 불리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대기업 근로자의 DC형 가입이 느는 추세다. 이에 보험사들은 부서 개편, 수수료율 인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DC형 수익률로만 따져보면 보험사들은 은행못지 않은 성적을 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4.28%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냈다. 교보생명은 3.24%, 삼성생명은 2.93%를 기록했다. 은행권 최고 수익률은 신한은행의 2.62%였다. 물론 수익률은 투자자의 여러가지 자산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수치로만 봤을 때는 보험사도 은행권에 밀리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뉴스1DB
◆사업 확장 나선 보험사들


시중은행을 포함해 전체 금융사 중 적립액 규모가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금융권 최대 규모인 360명의 전담 인력을 뒀다. 담당인력을 늘려 철저한 ‘사후 관리 제도’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든 퇴직연금 서비스를 지점이 아닌 본사 전담 인력이 제공하며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또한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퇴직연금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가입자 편의성도 높였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퇴직연금사업파트를 확대, 재편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퇴직연금사업본부 직속 법인고객 지원센터 안에 있던 컨설팅 지원파트를 퇴직연금 컨설팅센터로 확대한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센터의 전문 역량을 집중해 고객사와 가입자들의 수익률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확정급여형(DB), DC형 등 퇴직연금의 운용관리수수료를 적립금 구간에 따라 차등 인하했다. 사업 확대와 함께 수수료 인하 시너지를 활용해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상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 전문가 집단이 매분기 MP(모델 포트폴리오)를 환경에 맞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하는 ‘MP자산배분 증권투자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4년 12월 출시된 이 상품은 최근 1년 수익률이 4.9%, 3년은 1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출시 5년 만에 6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실제로 미래에셋생명 DC형 실적배당형 가입자의 절반가량(44%)은 이 상품에 가입했다.

이에 힘입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개 금융권(생명·손해보험·은행·증권)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적립금 1조원 이상인 27개 퇴직연금사업자 중 1년 DC형 수익률 2.29%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수수료율도 0.42%로 보험업계에서 가장 낮다.

삼성화재도 2006년부터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등 퇴직연금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에는 근로복지공단, 한국해운조합과 ‘표준형 DC’ 퇴직연금 도입 관련 제휴를 맺는 등 DC형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 1월 ‘채널영업사업부’를 ‘퇴직연금사업부’로 명칭을 변경해 시장대응을 강화하기도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2호(2020년 2월18~2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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