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재가동… 코로나19 확산에 정상화는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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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쓰촨성에 공장을 보유한 B사는 한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 내 운송이 사실상 마비됐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보통 상해·산둥반도와 같은 중국 동부해안 항구까지 운송하는데만 2주 이상이 걸리는데 생산이 재개돼도 운송과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LG디스플레이 옌타이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일 춘절(중국의 설)연휴가 끝나고 현지 인력들이 돌아왔지만 평시 가동률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혹시 모를 감염 및 확산에 대비해 방역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지방정부 정책에 따라 가동일자를 검토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한시름 넘겼지만

국내 기업들은 예상외의 변수로 발목을 잡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20여개 성·시가 춘절연휴를 지난 9일까지 연장하면서 인력 공백이 장기화된 탓이다. 중국 광둥성, 산시성, 산둥성, 장쑤성, 후베이성 등에 세워진 거점기지들이 모두 생산을 중단했다.

무기력한 상황은 춘절연휴가 끝난 10일부터 중국 공장들이 재가동에 돌입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와 광둥성 둥관에 각각 액정표시장치(LCD)와 모듈 공장을 가동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휴가 복귀자들이 합류하며 생산라인 규모를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와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LCD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라인을 약 일주일 만인 지난 10일 재가동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업계도 지난 10일부터 공정을 재개했다.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각각 배터리와 편광판 생산라인을 운영중인 LG화학의 경우 생산라인을 재가동했고 SK이노베이션도 같은 날 협력사와 함께 창저우 배터리 공장 가동에 나섰다.

반도체업계는 24시간 내내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중단했던 2공장 증설 및 설비작업을 재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축이 된 가전업계는 중국 지방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가동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쑤저우 가전 공장이 공장 재가동에 나섰고 LG전자도 중국내 10개 공장이 생산 공정을 재개했다. 다만 톈진 지역에 있는 공장의 경우 지역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장 가동시기를 재조정했다. 삼성전자 톈진 TV 공장과 LG전자의 에어컨 생산라인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가동에 돌입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공장들은 지방정부가 13일까지 연휴를 연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합작·설립한 화학공장 중한석화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장내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 운영하고 있다. 우한시에 있는 포스코 자동차강판 가공센터는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재가동 일정이 연기됐다. 후베이성 지방정부 지침으로 20일에서야 가동이 허용됐다. LS전선도 후베이성에 있는 이창 케이블 공장도 재가동 시기를 늦췄다.

/그래픽=머니S
‘와이어링 하니스’(배선뭉치) 공급이 전면 중단돼 생산 중단 위기까지 몰렸던 완성차업계도 부품사의 조업 재개로 큰 고비를 넘겼다. 이 부품은 자동차의 점화, 등화, 충전, 구동 등을 위해 배선을 하나로 묶은 전기배선 뭉치로 전원을 공급하고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필수 부품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해외의존도가 높았지만 국내업체들이 국산화에 성공하며 중국 현지에 생산라인을 갖춰 원활한 공급을 이어왔다.

산둥성 등 중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했던 부품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계도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 수만가지 부품중 하나라도 빠지면 완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완성차 특성상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부터 중국내 부품기업들이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40여곳 중 37곳이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27개 공장이 제한적으로 생산을 재개했고 생산부품의 국내 수송을 개시해 2월 둘째주부터 관련 부품이 국내 반입됐다. 수천억원의 피해가 예상됐던 완성차업계도 부품 수급에 따라 차량 생산을 재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가동 승인이 나지 않은 나머지 공장에 대해서도 해당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해 현지 부품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부품기업의 현지 방역체계 구축과 국내 부품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완성차업계와 협력을 통해 신속 통관, 긴급 자금지원. 현지 모니터링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韓경제, 타격 불가피

중국 생산라인이 재개됐지만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 공장들이 중국 지방정부 방침에 따라 재가동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고 복귀 인원이 잠복기를 거침에 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또 다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부품 하나로 차량 생산이 중단됐던 완성차업계의 사례처럼 부품 제조업체, 조립업체, 유통업체까지 이어지는 연쇄 피해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으로 지난 14일부터 울산공장 등 주요 생산라인이 정상화 단계를 밟았지만 생산차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관련 공장 매출액이 43조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일(210일)로 환산할 경우 하루당 2055억원을 날린 셈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피해액은 1조원을 넘어선다.

기업들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61.8%가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간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8.0%와 9.1%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액은 12.7%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13.9%), 자동차부품(-12.8%), 석유제품(-12.4%), 일반기계(-11.0%) 등의 품목은 10% 이상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중 83.9%가 이번 사태로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상생에 나선 만큼 정부도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지원 및 융자 확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20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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