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넘어 성장”… 글로벌 협력 이끄는 총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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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협력이 활발해진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 업종 간 장벽을 허물고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어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이 중요해짐에 따라 이종산업 간 융합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머니S’가 동맹을 통해 성장출구를 찾는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 생산라인 내 스마트폰과 TV조립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기술의 발달과 사회 변화로 글로벌 경제의 경쟁구도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앞선 기술력에도 파트너십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최근 몇년 새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에서는 총수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혁신과 위기 극복의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다. 글로벌 파트너와 소통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하는 한편 수출 전진기지를 재점검하고 무역 교두보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발로 뛰는 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만 미국, 독일, 중동, 일본,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지를 돌며 기술협력과 파트너십 발굴을 주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기술·산업·건설·에너지·스마트시티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 발렌베리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5세대(G) 이동통신,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양사간 협력을 모색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강점이자 주력 생산품인 스마트폰의 해외시장 확대도 추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에 머물면서 현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와 KDDI 본사를 방문해 각 경영진과 5G 비즈니스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해 6월에는 유럽 최대통신사인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이동통신, 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협력을 다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올해 설 명절을 맞아 브라질로 건너가 현지 법인을 살피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섰다.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법인과 스마트폰 현지 생산기지인 캄피나스 공장을 방문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해외 비즈니스를 직접 챙기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행보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저에서 개최된 '전미주지사협회 동계 회의' 공식 리셉션에 참석했다.

리셉션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미 주지사들과 미래 수소사회 및 모빌리티 혁신 등을 주제로 의견 교환에 나섰다. 특히 수소차 ‘넥쏘’에 탑재된 세계적 기술과 수소 에너지 기반의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강조하며 모빌리티 혁신, 스마트 도시 등을 주제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지난 11일에는 워싱턴 D.C. 에너비주 청사에서 마크 메네제스 미 에너지부 차관과 만나 수소사회 구현의 필요성과 비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한편 넥쏘를 직접 운전해 성능을 입증했다. 앞서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수소위원회 CEO 총회'에 공동회장으로 참석해 전체회의에서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한국 수소전기차의 우수성과 모빌리티 기술력을 알리는 민간 외교로 ‘수소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은 수소연료전지 기술 대중화에 적극적이며 미 에너지부가 수소의 미래 잠재력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번 협력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며 "미국 에너지부와 함께 수소사회가 조기에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제시

다양한 논의와 현장 경영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글로벌 트렌드를 제시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 기반의 상생모델로 글로벌 리더십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AI 시대,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열린 난징포럼에 참석해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난징포럼은 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난징대학이 매년 공동주최하는 사회·자연과학 분야 학술포럼이다.

포럼에서 최 회장은 “머신러닝과 AI 등의 기술은 인류 삶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기도 한다”며 “관련 기술이 인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양·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1~24일(현지시간)열린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도 사회적 가치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해 해당 업체가 성공한 후 그 이익금이 다시 재분배 되는 가치의 선순환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혁신 기치

최근 취임한 총수들은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경영 시험대에 오른 만큼 한층 과감한 시도와 변화를 통해 체질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1년3개월만인 지난해 9월 첫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시장경제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전략으로 ‘변화’를 선택했다. 대전광역시에 자리 잡은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아 미래 성장동력을 점검하는 한편 지난 18일 LG전자 서초 R&D 캠퍼스내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출시를 앞둔 제품을 둘러보며 글로벌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지난해 12월말 허창수 전 회장이 용퇴하며 새 회장으로 올라선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식 혁신을 기치로 내걸었다. 허 회장은 취임 후 첫 행사로 지난달 13일 열린 ‘스탠퍼드 디자인 싱킹 심포지엄 2020’에 참석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은 스탠퍼드대 디자인연구센터장인 래리 라이퍼 교수 등과 환담을 나누며 “실리콘밸리 선진 기업의 혁신 방법론을 각 계열사에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의 방법론도 변하고 있다”며 “최종 컨트롤타워인 총수가 직접 현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혁신과 위기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cso86@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채성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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