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자고수도 당했다… “대신증권, 라임펀드 손실 알고도 투자자 환매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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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테티스, 타이탄 펀드 투자자 인터뷰]

A씨의 아내가 가입한 라임펀드 타이탄 전문투자형 투자자 제안서/사진=이남의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 피해자인 A씨(43)는 자타공인 ‘금융투자 고수’다. 수년간 주식은 물론 변동성이 큰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투자해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절대 원금손실 가능성은 없다”는 대신증권 프라이빗뱅커(PB) 말을 믿고 2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라임 전문투자형사모펀드(헤지펀드)가 지난해 10월 이후 환매 중단되면서 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A씨가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서 가입한 ‘라임테티스전문사모10호C’은 수익률이 지난 19일 현재 마이너스 89.29%로 고꾸라졌다. A씨의 아내가 가입한 ‘라임타이탄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77.59%까지 떨어져 원금 전액 손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자가 지난 19일 서울역 인근에서 만난 A씨는 큰 봉투에 담긴 라임펀드 상품가입 제안서, 등록내역 확인서, 피해자 진술서 등을 꺼내 보였다.

A씨는 “대신증권 반포WM센터 PB가 ‘연 8%’ 이상 금리를 보장하는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추천해 나와 아내가 각각 두 펀드에 1억원, 1억1000만원 투자했다”며 “센터장이 직접 나와서 손실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 손실이 90%에 달하는 지경이 됐다”고 호소했다. 

손실 가능성 0%’ 강조, 환매신청 중단 종용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10월 라임 환매중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7월 말까지 라임 펀드를 1조1760억원 가량 판매했다. 전체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 라임펀드 판매잔액(5조7000억원)의 20%가 넘는 규모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이중에서 1조원 가량을 판매했다. 2000억원 가량은 개인 투자자가 샀고 나머지 8000억원가량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에게 돈을 못 돌려준 라임 펀드 1조6000억원 중에서는 1300억원 가량이 이 지점에서 판매됐다.

A씨는 지난해 1월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서 일하는 B차장(PB)의 소개로 ‘라임테티스전문사모10호C’에 가입했다. 문제는 지난해 7월부터다. 당시 라임펀드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에서 신규 투자자 모집 등을 중단했다. 하지만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투자설명회를 열어 “라임펀드는 담보가 잘 설정됐고 문제가 없으니 환매하지 말라”고 투자자를 다독였다. 

지난해 8월1일과 26일 A씨가 B차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B차장은 “최근 기사화된 이슈는 걱정할 까봐 이야기 안했다”, “이틀간 수익률이 빠졌고 내일 바로 0.5% 수익이 회복될 것”, “수익률 8%는 변함없다”, “바로 복귀될 것이니 환매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는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모펀드 3종의 환매중단을 공식 선언하기 두달여전이다. 지난해 10월1일 라임자산운용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의 환매중단을 선언했고 현재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등 모펀드 2개에 달린 자펀드 120종 가운데 3종은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A씨는 “펀드는 손실 가능성이 거의 0%인 상품, 라임자산운용에 문제가 생겨도 상환이 문제 없다는 말을 믿고 가입했다”며 “수익률이 갑자기 나빠지자 몇번이나 환매해야 할지 상담했지만 ‘수익률 8%’는 변함없다는 말로 환매하지 말라고 종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그때 펀드 환매를 막아서 피해를 더 키웠다”며 “B차장의 말을 듣지 않았으면 깡통펀드가 되지 않았을 텐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가 대신증권 B차장과 나눈 카톡 내용./사진=이남의 기자
◆'이자도 재투자 하라'… 5일 후 펀드환매 소동

지난해 9월25일 B차장은 A씨에게 “조만간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이직할 것 같다”며 “그 전에 이자만 찾고 원금을 메리츠종금증권의 다른 상품에 재투자 하라"고 권유했다. 이후 불과 5일 후인 지난해 10월1일 라임은 펀드 환매 중단을 공식인정했다.

당시 A씨가 추가 투자를 머뭇거리던 사이에도 B차장은 다시 “펀드 환매가 가능하다”고 연락했다. 라임이 펀드 환매중단을 공식인정하면서 “당분간 환매가 어렵다”고 밝힌 상황에서도 판매사인 대신증권은 “환매를 신청하라”고 한 것이다. A씨는 B차장의 말을 믿고 환매를 신청했으나 펀드 환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펀드 계약에 적시된 환매 청구일을 `매달 20일 환매`에서 `매일 환매`로 바꾸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4일 대신증권에 보낸 ‘신탁계약서 변경 취소 안내’ 제목의 공문을 보면 ‘2019년 10월2일 변경 예정이었으나 내부 검토 후 취소’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이를 토대로 고객에게 ‘환매는 불가하다’고 재공지했다.

A씨가 대신증권 B차장과 나눈 카톡 내용./사진=이남의 기자
A씨는 “환매한다고 했을 땐 하지 말라고 하더니, 다시 신청한 환매는 또 안 된다고 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며 “무책임한 대신증권의 말을 믿은 탓에 자금을 인출하지 못해 신용대출을 받아 생활하는 등 자금운영 압박과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신증권의 사기행각을 생각하면 울분이 터진다”며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A씨는 법무법인 광화와 함께 서울남부지검에 라임운용과 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 임직원 등 60여명을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검찰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관건은 검찰이 이 사건을 금융회사가 상품 설명을 소홀히 한 ‘불완전 판매’로 보느냐, ‘사기’로 보느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아직 펀드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 또는 사기 가능성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며 “자산 회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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