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에… 기준금리 어디로 가나

 
 
기사공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경제를 혼란에 빠트렸다. 해외신용평가 기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며 우리나라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내 운송, 유통,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지출에 악영향을 끼쳐 올해 경제성장률이 2.0% 안팎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 보다 0.2%포인트 내린 1.9%로 전망했다. JP모건은 2.3%에서 2.2%로 낮췄다.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낮췄다.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딜레마에 빠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근(SARS·사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처럼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금통위는 사스 사태가 불어졌을 당시 2003년 5월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또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6월에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역대최저치 1.25%, 상반기 동결전망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연 1.25%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내려 1.25%를 기록한 뒤 넉달째 최저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기관들과 달리 한은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실제 국내 금융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경기부진’ 진단을 유지하다가 지난 1월 ‘낮은 성장세’로 표현을 변경하며 경기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이 반도체·기계장비 등의 증가에 힘입어 4.2% 늘었고 서비스업생산이 2.8% 증가했다. 또 제조업 출하가 확대되고 재고율은 감소했다. 올 1월 일평균 수출은 전월대비 5.2% 감소에서 6.1% 증가로 돌아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며 매파적(긴축 선호) 신호를 보냈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나 일각에서 제기된 기준금리 인하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2015년 메르스 때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는 시기에 진입했지만 현재는 경기가 바닥을 지나서 회복 단계”라며 “통화정책의 여력이 있어 양적완화를 비롯한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전문가들도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가 19번째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하는 등 부동산시장을 조이는 상황에 기준금리 인하 시 또다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통화정책이 부동산정책과 상충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올해 상반기 금통위 회의는 2월27일과 4월9일, 5월28일 세차례 남았다. 오는 4월20일 금통위원 7명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금통위 의장 겸임 당연직), 윤면식 부총재(당연직), 임지원 금통위원만 남고 과반이 바뀐다. 기준금리 인하에 앞장섰던 비둘기파 위원 두명은 임기가 끝나는 상황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중립 성향의 금통위원들도 금융안정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4월 금통위 이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향후 경기반등에 주목해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빠른 금리인하 대응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3월에는 금통위가 열리지 않아 상당기간 동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1189원, 미 경선 변수


코로나19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지나친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외환시장에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 전환됐고 대외 외화차입 여건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말 1156.4원에서 이달 18일 1189.5원으로 33.1원 올랐다. 일평균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지난 12월 3.7원에서 1월중 4.6원으로 올랐고 변동률도 같은 기간 0.32%포인트에서 0.39%포인트로 높아졌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난해 8월 0.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 전월보다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도 “영국(0.36%) 등 주요국 변동성에 비춰 급등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주춤하면서 외환시장에는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투자자금은 4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47억8000만달러 이후 순유입액 최대치다. 주식시장에서 1월 외국인 투자금은 3억7000만달러로 전월 6억6000만달러보다 유입폭이 축소됐지만 2개월 연속 순유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쓸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융시장을 부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의 정치 이벤트가 변수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 판도를 확인할 수 있는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가 지난 22일 개최된 데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오는 29일에 열린다. 진보성향의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유력해지면 약달러가 강해져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강달러 정책은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저하시켜 경제성장에 역풍이 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를 유지하도록 하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20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100%
  • 0%
  • 코스피 : 1685.46하락 69.1818:03 04/01
  • 코스닥 : 551.84하락 17.2318:03 04/01
  • 원달러 : 1230.50상승 13.118:03 04/01
  • 두바이유 : 22.74하락 0.0218:03 04/01
  • 금 : 23.43상승 0.1918:03 04/01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