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웨덴 사람도 부동산투기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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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번 호 커버스토리의 취재 과정에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기사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한국 부동산문제의 핵심은 집값보단 임대료 불안이란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규제가 역대 최고수위라고 평가되지만 여전히 임대료를 높이는 임대인의 자의적 행위는 통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년마다 갱신하는 주택 임대차계약에서 사실상 제한 없는 임대료 상승이 가능하다 보니 보유세 부담을 높여도 전세금이나 월세로 전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임대료 상승률이 연 5%로 제한되고 의무 임대기간도 8년으로 보호된다. 다만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 민간임대주택이 100%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데는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임대차제도가 선진화된 유럽에선 공공임대주택 기능이 강화돼 굳이 집을 사지 않아도 주거불안에 시달릴 유인이 적다. 집주인이 마음대로 세를 올릴 수 없고 정부와 임대인 협의체, 임차인 협의체 3자가 임대료 상승률을 정한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없어서 자기 집처럼 거주하는 데 부담이 적고 주택투기로 많은 돈을 벌 수 없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북유럽 주거시스템의 장점이지만 이면도 존재한다.

얼마 전 스웨덴에서 3년 만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지인이 수도인 스톡홀름의 부동산문제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고 싶은 욕망은 스톡홀름의 시민이 서울 시민보다 결코 덜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부 규제에 대한 불만이 높다는 것이다.

UBS 보고서에 따르면 스톡홀름은 전세계에서 런던 다음으로 부동산 버블지수가 높은 도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14년 사상 첫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후 지난해까지 5년간 스톡홀름 집값은 30% 폭등했다. 물론 2년8개월 동안 50% 이상 오른 서울 아파트값에 비하면 작지만 부동산문제로 신음하는 건 전세계에 한국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부동산과는 다소 동떨어진 얘기지만 경제의 활력이 사라진지 오래된 북유럽은 점점 노인만 사는 나라가 되고 있다. 글로벌 가구기업으로 성공한 스웨덴의 이케아도 해외에 거의 모든 핵심인력과 공장을 두고 있다. 젊은이들은 취업이나 사업을 위해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베트남과 인도 등지로 떠난다.

안정된 복지제도가 미래를 보장해주지만 ‘성장’의 희망이 없어 정작 국민들은 살기 좋은 자기 나라를 떠나 아시아로 가는 현실. 스웨덴에서 도시계획 전공 박사학위를 마친 지인은 “부동산정책과 복지제도는 해답을 찾기가 너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모든 문제를 다 차단하는 완벽한 정책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세계 최상위라는 사실을 볼 때 계층 간 대타협이 가능한 시민의식이 선결조건이 된다면 한국사회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19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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