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도 불사… ‘선’ 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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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협력이 활발해진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 업종 간 장벽을 허물고 국가 간 경계를 뛰어넘어 협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으로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이 중요해짐에 따라 이종산업 간 융합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머니S’가 동맹을 통해 성장출구를 찾는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지난해 12월6일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한 GM 글로벌 테크센터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이 메리 바라 GM 회장과 합작계약을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LG화학
사업 경계 허물며 이종산업·해외기업 간 동맹 활발


산업계에 합종연횡 바람이 분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업과 기업, 기술과 기술 간 협력사례가 늘어난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 속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라면 라이벌 기업과의 동맹전선 구축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업의 개별적인 역량만으로는 환경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외부와의 연대를 통한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다.

◆성장위해 힘 합치는 기업들

외부의 핵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안은 인수합병(M&A)이 있지만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

실제 M&A에 실패해 유동성 위기를 맞이해 인수한 기업을 다시 매물로 내놓거나 심지어 그룹이 해체되는 ‘승자의 저주’ 사례가 꾸준히 있어왔다. 이를테면 한때 재계 7위였다가 60위권 밖으로 밀려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과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 무리한 M&A로 재무 부담이 악화된 것이 추락의 원인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국태 LG경영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합종연횡시대의 기업 제휴 전략’ 보고서에서 “M&A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며 인수 후 조직 간 화학적 결합에 실패해 시너지를 낳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 간 제휴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다수의 기업이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서로 보유한 기술과 시설 등을 바탕으로 공통된 목적이나 이익을 위해 상호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제휴의 방법에는 비지분참여 제휴, 지분참여 제휴, 합작사(JV) 설립 등이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제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사의 미래성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한다. 예컨대 국내 내비게이션시장부터 커머스, 모바일 메시징,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신경전을 펼치던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지분을 맞교환하고 전방위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ICT산업의 국경이 무너지고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자 동맹으로 위기 타개에 나섰다. 스마트폰업계 영원한 맞수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애플의 음악·영화·팟캐스트 유통채널 아이튠스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콘텐츠 확대 동맹을 맺은 바 있다.

동종업계가 아닌 이종산업 간 융합이나 국적을 불문한 제휴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분야는 모빌리티다. 모빌리티의 기준이 기름으로 달리던 내연기관차에서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여러 형태의 운송수단으로 개념을 확장하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기술의 결합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국적·업종 불문 협력 확대

예컨대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9월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톱3’ 기술력을 보유한 아일랜드업체 ‘앱티브’와 손을 잡고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한석화공장 / 사진=중한석화
또한 전기차에 필요한 2차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과도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전략적 제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현대차와 다각적인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LG화학의 경우 미국 완성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도 미국 오하이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정유·석화업계도 글로벌기업들과 동맹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통해 중국 최대 석유 기업인 시노펙과 합작사 ‘중한석화’를 설립해 현지 화학사업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가동 첫해 흑자를 포함해 4년 동안 총 1조6000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대표적인 합작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도 일본 코스모, 네덜란드 쉘과 함께 각각 현대코스모, 현대쉘베이스 오일을 설립해 비정유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손잡고 고부가 합성고무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칼텍스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신사업 기회 발굴에 힘을 모으기로 했으며 에쓰오일은 KT와 협력해 블록체인 전자계약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공동으로 SKC코오롱PI를 세워 폴리이미드(PI)필름사업에 진출해 일본이 장악하던 유색PI시장에서 30% 점유율을 확보, 1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냈다. 또한 지난해 말 이 회사를 글랜우드PE에 매각함으로써 양사는 새로운 사업 투자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19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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