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출구전략 '빨간불'] 서울 아파트값,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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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부동산대책 후 서울 강남 등 고가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머니S
문재인정부 출범 2년 반, 국민 주거안정을 목표로 한 각종 부동산세금 인상과 대출 규제로 서울 집값이 꺾이기 시작했다. 집값 하락이 예상돼 무리하게 세금을 부담하면서까지 집을 살 유인이 줄어들었다. 반대로 세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은 올 6월 양도소득세 중과 재시행 전까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만성적인 공급난을 겪던 서울 주택시장의 수급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부동산이 하락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말 경제위기가 올까. 서울 시민에게 아파트 중위가격 9억원은 어떤 의미일까. ‘머니S’는 혼란에 빠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상황을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주택시장 출구전략 '빨간불'] ② 집값 9억원 규제, ‘중산층 내집 마련’ 차단?

#. 서울에 살거나 서울에 위치한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사회 통념상 중산층에 속하는 3040에게 서울 아파트값은 적정수준일까.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 들어 9억1216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9억원을 넘었다. 9억원은 역대 정부가 정한 고가주택 기준점이다.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고 각종 부동산세금 중과 대상이 된다. 지난해 12·16대책의 대출한도 규제 대상에도 올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강남은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12·16대책은 지금까지의 대책 중 가장 실효성이 있었다는 평가다. 문제점은 없을까.

그래픽=머니S

[미니설문] 서울 중산층 아파트의 적정가격은 얼마입니까?


‘머니S’는 지난 2월14일 대기업과 언론사에 다니는 3040 직장인 50명을 대상으로 ‘서울 중산층 아파트의 적정가격’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현재의 부동산 상황을 고려한 적정가격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아파트값’이란 부연설명을 했다. 설문은 자가 거주하거나 전세로 살아도 1개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①‘5억원대 이하’ 19명(38%) ②‘6억~9억원’ 26명(52%) ③‘9억~15억원’ 5명(10%) ④‘15억원 이상’ 0명(0%)

◆높은 집값 앞에 ‘중산층’ 아닌 ‘서민’ 체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올 1월 9억1216만원으로 2년 8개월 새 50.4%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기준이 되는 KB국민은행의 시세다.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고가주택 기준과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즉 고가주택 기준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위가격은 중산층이 일반적으로 살 수 있는 집값을 의미하기도 한다. 반면 정부는 9억원 초과 아파트가 서민이나 중산층 실수요자의 구매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기준을 높이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설문 참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설문에 참여한 일간지 기자 이지은씨(가명·38)는 “소득이 평균보다 높아도 구매 가능한 가격의 집은 서울 외곽 아파트나 주거의 질이 떨어지는 빌라 등이어서 스스로를 중산층이 아닌 서민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업체 과장인 박서준씨(가명·37)는 “4인 가족 기준 면적의 경기도 외곽 아파트값이 3억원대임을 감안할 때 서울 프리미엄을 더해도 5억원 이하가 서울 중산층의 아파트 가격으로 적당하다”며 “주변을 보면 소득의 30~40%를 주택담보대출 이자비용으로 내는 가구가 많은데 이를 소비에 사용하면 삶의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아파트값은 더 올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문제는 ‘풍선효과’다. 12·16대책 두달째를 맞으며 9억원 초과 아파트는 거래가 감소해 호가가 떨어진 반면, 이보다 낮은 가격의 아파트는 시세가 오르는 ‘양극화 해제’ 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아파트값만 더 올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대책 이후 두달 동안 서울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수는 총 7990건으로, 대책 발표 직전 두달간의 2만2614건보다 64.7% 급감했다. 9억원 초과분의 LTV가 기존 40%에서 20%로 줄어든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시세가 뚝 떨어졌다. 대부분 고가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이다.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전용면적 59㎡(9층) 입주권 거래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 9억5399만원에서 올 1월10일 9억1181만원(19층)으로 4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층수를 감안하면 실제 하락폭은 이보다 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15일 14억3000만원에 거래된 마포구 ‘신촌그랑자이’ 전용면적 59㎡(12층) 입주권도 지난 1월23일 13억9500만원(6층)에 팔렸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9억원 초과 아파트의 매수 문의가 없다 보니 가격을 9억원 아래로 내려 내놓는 집주인도 있었지만 대출한도는 호가가 아닌 시세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선 9억원 이하 아파트 소유주들이 호가를 높여 매물을 내놓고 있다. 호가가 풍선효과를 나타냈지만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규제 이후 전반적인 매수세가 끊기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됐다”며 “9억원 이하 아파트의 호가 상승 움직임이 있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저가 매물을 매수하는 한두건일 뿐 거의 미미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역 풍선효과도 심화됐다. 지난해 11월 3억35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된 수원 권선구 ‘능실마을19단지 호매실스위첸’ 전용면적 59㎡는 올 1월 말 4억3000만원에 신고, 두달 새 1억원가량 뛰었다. 현재 매도 호가는 최고 5억8000만원이다.

정부는 12·16대책 두달 만인 지난 2월20일 다시 대책을 내놓고 풍선효과가 발생한 경기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을 추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기존 LTV 60% 대신 앞으로는 집값 9억원 이하 50%, 9억원 초과분 30%가 적용된다. 다음달부터 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도 의무화된다. 신규 조정대상지역의 전매제한도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로 강화된다.

하지만 이런 시장 대응 방식의 규제가 집값 안정을 이루는 데는 결국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국지적 풍선효과에 핀셋 대응해도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의 유동자금 유입을 부추길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인천 풍선효과를 잡기 위한 정책 대결이 불가피해보인다”고 예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19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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