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검 점령한 '대구 봉쇄'… 실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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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 안산종합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관계자가 운행을 마친 동대구발 고속버스를 방역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동한 잠잠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하루에만 50명 이상이 추가되며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는데요. 추가 확진판정 대부분이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데다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사례까지 나와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한층 커진 상황입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지역에선 코로나19 확진환자가 한명도 없었는데요. 18일 31번 환자를 시작으로 확진환자가 시시각각 불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 첫 감염자인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드린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 1001명에 달하고 확진자 중 어린이집·미술학원 교사도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이에 일각에서는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도는 상황입니다. 대구 봉쇄, 대구 폐쇄 등의 검색 키워드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했을 정도인데요.

일부 네티즌들의 말처럼 지역 전파가 우려되는 경우 특정지역의 이동을 제한하는 '지역 봉쇄' 조치가 가능할까요?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재난사태' 선포시 지역 내 이동·출입 통제 가능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난이 발생한 경우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심의를 거쳐 재난사태를 선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난’이란 극심한 인명 또는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시·도지사가 중앙대책본부장에게 재난사태의 선포를 건의하거나 중앙대책본부장이 재난사태 선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재난을 말하는데요.

재난사태가 선포된 경우 행정안전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해당 지역에 대한 위험구역 설정 및 대피명령, 이동 자제 권고 등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 등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 방지나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위험구역을 설정하고 출입 등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재난안전법상 재난에는 태풍이나 홍수, 호우 등 자연재난뿐 아니라 화재나 교통사고, 환경오염사고 등 사회재난도 포함됩니다. 감염병이나 가축전염병,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 역시 사회재난에 해당합니다. 즉 감염병 때문에 지역을 봉쇄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거죠.

실제로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 당시 한 마을이 봉쇄된 사례도 있습니다. 전북 순창의 한 마을에서 경로당과 병원 등을 수시로 방문한 70대 노인 A씨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자 보건당국은 해당 마을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하고 마을 출입을 전면 통제한 바 있습니다.

◆신종코로나 법정 감염병 아니다? 사실은…

만일 대구 지역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 극심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대구시장은 재난사태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습니다. 또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역시 직권에 의해 재난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데요.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할 경우 해당 지역의 출입을 제한할 수 있고 특정행위를 금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위험구역에 출입하거나 그밖의 금지행위를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종코로나는 법정 감염병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는 감염병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규정된 감염병을 말하는데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격리 등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은 감염병예방법상 ‘제1급감염병’에 해당합니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 메르스,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등은 모두 1급감염병으로 법에 규정돼 있는 반면 신종코로나는 아직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지 않아 재난 선포는 물론 강제력 행사도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그러나 감염병예방법에는 긴급한 감염병 확산상황에 대한 예외 규정이 존재합니다.

감염병예방법은 비단 법에 명시돼있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국내 유입 또는 유행이 예견되어 긴급한 예방·관리가 필요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감염병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신종코로나처럼 갑작스럽게 유입돼 관리가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은 해당 감염병을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는데요. 보건복지부는 이미 신종코로나를 1급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대구를 봉쇄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구수 2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를 전면 통제하는 건 현실적으로는 어려운데요. 지역 봉쇄나 이동 통제를 요구하기에 앞서 추가 감염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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