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19금 영상' 보는 아저씨… 성추행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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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사람들. /사진=뉴스1

아동음란물이 아닌 이상 음란물을 시청하는 건 지극히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음란물을 대놓고 본다면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됩니다. 나아가 주변 사람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유발할 수도 있죠.

취준생 A씨는 지하철에서 이른바 '19금 영상'을 보다가 전과자가 돼 취업에 지장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네이버법률이 A씨가 전과자가 된 사연을 살펴봤습니다.

◆ 지하철서 19금 영상 보다 성추행범 신고

지하철 안에서 19금 영상을 보던 취준생 A씨 주변엔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요. 여학생이 A씨에 계속 눈치를 줬음에도 A씨는 꿋꿋이 영상을 봤다고 합니다. 이에 화가 난 여학생은 A씨를 성추행범으로 신고했죠.

하지만 A씨를 형법상의 강제추행죄로 처벌할 수 없었습니다. 강제추행에서 '추행'이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접촉 행위를 말하는데요. A씨는 영상만 봤을 뿐 주변 사람과의 신체접촉이 없었으므로 강제추행죄는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죄를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공연음란죄는 말 그대로 충분히 남들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경우 성립하는 죄인데요.

법원은 '음란성' 인정에 소극적인 편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실제 성행위를 하거나 자위를 하는 등의 아주 극단적인 경우에 한해 공연음란죄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지하철이라서 처벌…버스는 처벌 어려워

하지만 결국 A씨는 19금 영상을 본 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A씨가 영상을 본 장소가 지하철이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 탄 여객들에겐 철도안전법이라는 특별법이 적용되는데요. 철도안전법 제47조 제1항은 '여객 등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최대 5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죄는 형법상의 강제추행죄와 달리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었어도 성립합니다. 신체접촉이 없어도 19금 영상을 보는 행위가 다른 여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다면 처벌이 가능한 거죠.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는지는 ▲영상 화면 또는 볼륨의 크기 ▲영상을 봤을 때 A씨의 태도 ▲타인의 제재에도 계속 봤는지 여부 등으로 결정되는데요. A씨는 지하철이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입건됐고 결국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만약 A씨가 영상을 본 장소가 버스였다면 처벌이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버스를 탄 여객들에는 철도안전법이 아닌 교통안전법이 적용되는데요. 교통안전법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결국 버스 안에서의 19금 영상 시청은 일반 형법이 적용되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이런 경우, 형법상의 강제추행죄와 공연음란죄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공공장소에서 19금 영상을 본 게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성희롱이란 성추행과 달리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성희롱은 철도안전법 제47조의 죄와 마찬가지로 신체접촉이 요건이 아닙니다. 


그러나 성희롱은 직장 또는 공공기관 내에서의 성희롱이 아닌 이상 형사 처벌이 어렵습니다. 일반 형법에는 성희롱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사상으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할 수 있을 뿐인데요. 19금 영상을 시청하며 다른 사람이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을 하거나 제재를 무시하고 소리를 더 키우는 등의 적극적인 불법행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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