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친절한 금융] 한은, '기준금리 인하' 망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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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월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27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금통위가 이번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지난 26일 금통위원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동향보고회의를 열어 최근 경제동향 및 주요 현안에 관한 분석과 평가를 내렸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지자 해외 출장 일정을 하루 앞당겨 지난 24일 오전 귀국한 뒤 곧바로 오후 3시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과 위기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하는 한편 한은 업무지속계획의 세부실행방안을 차질없이 시행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며 "'통화정책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언급 등은 따로 없었다"고 밝혔다.

채권전문가 81% "금리동결"… "금리인하" 솔솔

앞서 채권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86개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81%가 2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19%는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실제 경제지표 변화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국내 확진자 수가 17일 30명에서 26일 오후 1000명을 넘어서면서 금융시장의 기류가 달라졌다. 정부가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한은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며 "경제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가 매우 우려돼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해도 무리한 대응으로 비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를 비롯한 경기 하강 요인들이 좀 더 부각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은 1.00%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출로 잠재운 부동산, 1600조원 가계빚 부담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기준금리는 1.00%로 떨어져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 금리의 하한선을 의미하는 '실효하한 금리' 0.75~1.00%에 도달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당시 한은은 소비심리 악화를 이유로 그 해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바 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정부의 초강력 대출규제로 잠재운 부동산시장이 저금리기조에 다시 살아날 우려가 커진다. 160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빚이 늘어나 가계부채 질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한은의 금리인하가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선지 오래됐지만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한은 금통위는 집값 상승 등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과 경기와 물가에 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반대 논리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는 기준금리 조정을 논의하는 금통위가 없고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선제적 금리인하 조치를 하지 않으면 경기 부진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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