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취소하려면 1300만원"… 위약금 폭탄에 예비부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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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결혼식을 미루고 싶지만 연기·취소에 따른 위약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결혼 취소 위약금이 1300만원이래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결혼식을 미루고 싶지만 연기·취소에 따른 위약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축복받아야 할 날인데…" 결혼 강행 속사정

결혼식장 특성상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예약을 완료한 상황이다. 하지만 위약금 때문에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하기가 쉽지 않다.  

결혼을 2주 앞둔 A씨는 최근 웨딩업체로부터 결혼식 취소 시 13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19로 결혼식을 취소하고 싶지만 큰 돈이 걸려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날 죄인처럼 미안한 마음만 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가 급증 추세를 보임에 따라 A씨처럼 결혼식을 진행할지 그만둘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국내 최대 결혼준비 커뮤니티인 '다이렉트 결혼'에는 코로나19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미룰까 고민 중이라는 신혼부부들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다음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라고 밝힌 B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누군가의 도움없이 씩씩하게 결혼을 준비했다"며 "이젠 다른 인생을 살던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했던 결혼식이었는데… 죄인이 되어버린 결혼식. 연기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결국 그냥 진행한다. 누구를 원망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또 지난 22일 결혼을 올렸다는 C씨는 "2월 초 신혼여행·예식장 위약금도 300만원이 넘어 그냥 진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대신 지불보증인원(예상하객수)을 사정사정해서 겨우 줄였다. 최대한 불쌍한 척해야 10명이라도 줄여주더라"라며 "결혼식 전날 못온다는 연락들을 받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결혼식 관련 정책 마련을 부탁한다'는 청원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코로나 추가 확진자 소식에 당장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데 같은 공간에 모이는 것조차 두렵다"면서도 "식 자체를 미루거나 식사 보증인원을 줄이려고 해도 예식장에서는 '예식날이 얼마 남지 않아 불가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들에게 오라고 하는 것도 민폐인데 취소하거나 미룰 수도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결혼식을 강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확진 및 지역감염 차단을 위해 국가적으로 대책마련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한 온라인 결혼준비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로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미룰까 고민 중이라는 신혼부부들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예식장 위약금, '천재지변' 때만 환불 가능 

실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식장 위약금 문제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책임을 지고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의 '예식장 이용 표준약관'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결혼식 취소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경우 천재지변으로 분류되지 않아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동일했다. 당시에도 많은 소비자가 위약금 면제를 요구했지만 사업주들이 약관에 따라 부과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천재지변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전염병을 천재지변으로 분류할지를 정하는 건 법원이다"고 부연했다.  

결혼업체들도 위약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웨딩홀은 보통 6개월~1년 전부터 예약이 마감된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모든 예비부부들이 웨딩홀을 취소한다면 당장 한달 간 수입이 없다. 지금도 손해가 많다"며 "나라에서 위약금에 대해 지원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면 업체는 물론 신랑 신부에게 피해가 안갈 것이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위중한만큼 공정위 측은 이번주 업체 관계자들과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위약금 문제가 해결될 지는 미지수다. 

공정위 관계자는 "표준약관만 고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사업자들이 채택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 공정위는 권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표준약관 개정에 앞서 위약금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예식장과 소비자의 분담문제"라며 "결국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는 양자 간의 문제"라고 전했다.  
 

강소현 kang420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강소현 기자입니다. 이메일로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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