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다르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 금융시장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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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자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 전환했고 국고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하락 전환해 전거래일보다 21.88포인트(1.05%) 내린 2054.89로 후퇴했다. 개장시 하락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금리결정과 동시에 하락폭을 좁혔고, 전일보다 0.3원 오른 달러당 1217.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94%로 0.059%포인트 급등했다. 금통위 직전까지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웠던 금융시장이 예상 밖의 결정에 한바탕 소동을 겪은 분위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다는 진단이다. 코로나19 확산이 3월 정점을 찍고 2분기에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 점도 주효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아직 확인할 수 없고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린 셈이다.

◆금리인하 대신 대출지원… 4월 인하론 솔솔


금리인하는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는 걸 막는 대응 조치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한은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기준금리를 각각 0.5%낮췄다.

이번에는 달랐다. 한은은 올해 첫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석 달 전 내놓은 전망치인 2.3%보다 0.2%포인트 낮췄지만 지난해 실제 성장률(2.0%)보다는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즉, 올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이어지지 않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예측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가 3월 정점을 이룬 후 진정세에 접어든다는 전제를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인하 대신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5조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연 0.5~0.75%의 낮은 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번 자금은 도·소매, 음식·숙박, 여행, 여가, 운수업과 중국 수출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 등에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5조원 중 4조원은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배정하기로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현 상황에선 금리 인하 보다 돈을 공급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며 “금리는 경제 전반에 효과가 퍼지지만 지금은 생산업체나 자영업자 등에게 빠르게 자금을 지원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은 오는 4월에 이뤄진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르면 4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약간의 실망감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악재로 보기 힘들다”며 “4월 금통위때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아껴두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동결로 4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한은의 금리 동결을 악재로 보지 않는다. 4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며 “한은이 시장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금리를 내리는 시점이 언제인지가 문제일 뿐이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남의
이남의 namy85@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금융팀 이남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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