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라진 '강남 출근길 전쟁'…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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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역 GS타워 앞 한산한 출근길. /사진=지용준 머니S 기자

"이상하다, 너무 조용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하는 회사가 많아서 일까. 28일 아침 기자가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는 유난히 한산했다. 지하철 속 마스크로 무장한 한 직장인은 옆 승객이 재채기를 하자 속히 옆칸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정부는 약국‧우체국 등 공적판매처에 마스크 물량을 대량 공급해 감염병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사재기로 인해 여전히 시민들이 구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강남역 인근 약국 매대는 텅 비었고 직장인들은 여러번 사용한 마스크에 의지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서울 도심의 일상이다.
역삼역 내부 지하철을 기다리는 행인들. / 사진=지용준 머니S 기자

◆출근길 전쟁 어디로?

주초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재택근무와 특별휴가 때문인지 출근이 시작되는 시간이었음에도 평소보다 지하철 이용객은 훨씬 적었다. 매일 같이 출근길 전쟁이 벌어지던 지하철 내부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용히 핸드폰을 보는 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역삼역 앞에서 시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코로나19 공포 때문인지 대부분 낯선 사람과의 접촉을 꺼려했다. 의료계에서 코로나19의 최대 감염 경로로 꼽는 '비말'은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비말 감염은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의 입이나 코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모르는 상대와 말하는 것 자체가 공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겨우 인터뷰에 응한 시민 A씨는 “일부 회사가 재택·유연근무제를 도입해선지 며칠째 지하철이 한산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이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삼성역 내부 마스크를 낀 행인들. /사진=지용준 머니S 기자

◆마스크 품귀라던데…

“사실은 어제 썼던 마스크를 다시 썼어요.”
“인터넷으로 사둔 건데 이게 마지막이에요.”

마스크 품절이란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하철 이용 시민들 가운데 마스크를 안쓴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재사용하거나 비축했던 마스크를 썼지만 불안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정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전국적으로 생산되는 보건용 마스크 생산량은 1000만장에 육박한다. 하지만 국내 마트 등 시중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자가 인근 약국 10여곳을 돌아다녔지만 마스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대한약사회로부터 마스크 수급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약국도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찾는 시민들이 약국을 드나들어 마스크 부족 사태를 실감케 했다.

시민 B씨는 “매일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다”며 “마스크가 부족해 매일 같이 재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 보니 재사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사용 마스크의 방역효과에 대해서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삼성동 A약국의 텅 빈 마스크 판매대. /사진=지용준 머니S 기자

◆마스크 공급, 약국도 낭패

“마스크는 3월 초에나 들어올 것 같아요.”(역삼동 D약국)
“정부 발표와 약국 상황은 달라요. 품절된지 오래됐어요.”(삼성동 E약국)

정부의 마스크 공급 소식에도 시중에서 마스크를 구하기는 여전히 어려웠다. 정부가 각 판매처에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약국에는 마스크가 공급되지 않았다.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약국을 찾은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을 발표했지만 약속드린 시간과 물량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정부가 마스크 공적판매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현장에 바로 적용되지 않아 다수의 국민이 혼선을 겪었기 때문이다.

D약사는 “정부가 마스크 공적 배송을 위한 유통책으로 도매업체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선정했지만 거래가 없었던 약국은 어떡하냐”며 “아무런 행정절차 없이 마련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스크 판매가 약국에 이윤이 남는 것도 아닌데 비난은 우리가 다 받게됐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날 전국 1317개 읍·면에서 총 55만개의 보건용 마스크가 각 지역 우체국을 통해 판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은 제외됐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
 

지용준 jyjun@mt.co.kr  | twitter facebook

산업2팀 지용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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