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소비자’ 외면한 20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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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진=이미지투데이
“20대 국회는 보험소비자를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20대 국회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정작 소비자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는 물건너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말 그럴까.

20대 국회가 시작된 2016년 5월부터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총 61건. 이 중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료 카드납부’ 등 소비자 편의성과 관련된 굵직한 현안이 즐비했다. 하지만 정작 통과된 개정안은 단 10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채무자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설’ 법안을 제외하면 보험소비자의 실질적인 이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법안들이다. 대부분 ‘법인보험대리점 공시의무’, ‘과징금과 과태료 상한 금액 인상’, ‘손해사정사의 보험계약자에 대한 손해사정서 교부 의무화’ 등이 국회의 선택을 받았다. 20대 국회가 보험소비자를 외면했다는 그의 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물론 통과된 법안들이 업권에서는 나름 중요한 내용들이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3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보험업법 개정안은 이번에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10년 전부터 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도 의료계 눈치만 보다 공을 21대 국회로 다시 넘겨버렸다. 결국 실손 청구 간소화는 21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손 청구 간소화가 실현되려면 최소 2~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20대 국회에는 보험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다. 대부분 보험소비자들이 보험사와 분쟁이 잦은 법안들이다. 대표적인 게 불완전판매를 방지할 ‘보험상품 설명의무’, 보험료 납부를 신용·직불카드로 할 수 있는 ‘보험료 카드납부’, 불투명한 의료자문제를 투명하게 바꿀 ‘의료자문 결과 등의 고지’ 법안 등이다. 20대 국회가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소비자민원을 상당부분 줄일 기회를 날린 셈이다. 그렇게 20대 국회 문은 닫혔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20대 국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약 8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막강한 권한으로 ‘슈퍼 금소처’로 불리는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는 ‘눈치 보지 않고 할일을 하겠다’는 ‘보험 전문가’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가 임명됐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는 최근 잇따라 터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 손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등의 사태 영향이 컸지만 분명 금융소비자의 이권은 과거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실정법의 힘’까지 더해지면 어떨까. 21대 국회가 보험소비자 보호에 있어 이전 국회와 다른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정훈 kjhnpce1@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김정훈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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