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유증] “우리가 제일 정확”… 진흙탕 된 진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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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하는 진단키트를 두고 업계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마다 앞다퉈 진단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마케팅에 열을 지나치게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체가 하루가 다르게 진단키트를 쏟아내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긴급사용허가를 받은 제품은 단 5개뿐. 질병관리본부와 업체 간 간극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사진=이미지투데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감염병 경보를 최고 단계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하면서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코로나19 공포 시대가 찾아왔다. 신종 감염병인 만큼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관련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서둘러 진단키트·치료제 개발 소식을 내놨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은 극히 드물다. 환자가 늘면서 의료폐기물 문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자 국민들의 우울감은 치솟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려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머니S’가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담아봤다. <편집자주>

[MoneyS Report] ③ 너도나도 진단키트 홍보, 알고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하는 진단키트를 두고 업계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마다 앞다퉈 진단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마케팅에 열을 지나치게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체가 하루가 다르게 진단키트를 쏟아내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긴급사용허가를 받은 제품은 단 5개뿐. 질병관리본부와 업체 간 간극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42개 중 ‘5곳’만 통과… 왜?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으나 정작 질본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단 5개에 불과하다. 업체가 사용하는 진단키트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당국이 허가한 코로나19 진단법으로 인정한 것은 분자진단법(RT PCR)이다.

다시 말해 분자진단법을 사용한 기업만 현재 질본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긴급사용허가를 받은 업체 5곳(코젠바이오·씨젠·솔젠트·SD바이오센서·바이오세움)등 모두 분자진단법으로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분자진단법은 검체(분비물)에 있는 바이러스의 유전체(핵산)를 추출하고 이를 증폭시켜 진단장비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표준 진단검사법이다.

진단키트 개발 소식을 알린 기업 대부분은 분자진단법이 아닌 항원항체(면역학)진단법으로 개발했다. 속칭 ‘긴급진단키트’가 이에 속한다. 항원항체진단법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체내 단백질인 항원을 검사하는 진단법으로, 분자진단법보다 정확도가 낮다.

기업의 잇단 진단키트 개발 소식에도 보건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월28일부터 2월28일까지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기업은 총 42개, 진단시약 64건 중에서 단 5개의 제품만 허들을 넘었다. 성능 미흡으로 부적합, 임상 성능 평가 불가능은 각각 6, 1건에 달했다. 평가 자료를 보완 결정을 받은 경우는 8건이다.


도 넘은 마케팅 ‘눈살’


질본의 인증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자사 진단키트 개발 관련, ‘외국기업과 공급계약을 맺었다’, ‘유럽 체외진단시약(CE) 인증을 받았다’는 등 홍보에 한창이다. 휴온스의 경우, 국내외 공급 판권을 가진 젠큐릭스의 진단키트 홍보과정에서 질본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긴급사용승인제품’ 스티커가 붙은 패키지 디자인을 사용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일부 기업의 경우, 경쟁사 진단키트의 정확도나 임상시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끌어내리기에 여념 없다. 필로시스헬스케어 관계자는 “항원항체 진단검사는 85% 이하로 정확도가 낮아 현장에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며 “우리 제품은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정작 시험에 환자가 몇명이나 참여했는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인지는 ‘내부 정보’라고 함구했다.

전문가는 진단키트 개발 홍수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박형두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홍보이사)는 “업체가 연구기간이나 연구대상 선정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편향의 위험성으로 진단키트의 정확도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년간 진단검사영역에 몸담은 의료진조차 진단키트의 정확도를 신중히 해석한다”고 지적했다.

성흥섭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정확도는 임상연구 설계의 편향(Bias)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 환자만 골라서 평가하면 평가하고자 하는 키트의 정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24~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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