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책]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똑똑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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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대에 누워 있다고 하자. 치과의사가 아픈 이가 아니라 멀쩡한 이를 뽑으려고 하고 있다. 이때 진료대에서 의사에게 “아픈 곳은 그곳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회의 중 직속상사가 진행하는 계획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기획안에는 문제가 있어요”라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을까? 가장 친한 친구가 사려고 하는 고가의 드레스가 사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썩은 이는 그 자리에 있고 멀쩡한 이만 뽑히거나, 상사에게 “네 의견은 틀렸어”라는 말을 듣거나 친구는 옷을 사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반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해도 상대방의 생각을 자극한 것만은 분명하다. 의사는 다시 한 번 내 이를 살필 것이고, 상사는 기획안을 재점검해볼 것이다. 친구는 고가의 드레스가 그 만한 값어치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소신껏 발언함에 따라 그들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질은 좀 더 향상될 것이다. 어쩌면 그 한마디 말이 당신의 소중한 이를 구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상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친구의 쓸모없는 지출을 막을 수도 있다.

튀어나오는 못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못이 튀어나오지조차 못하는 때가 너무도 많다. 합의가 생긴 이후 동조가 뒤따르고, 집단 프로세스는 집단사고로 변모한다. 집단 내 윤리 위반과 비윤리적인 문제가 은폐되고, 때로 거론조차 되지 못한다.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언제 입을 열고 침묵해야 할지 치밀하게 계산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참가자 대부분이 자신을 감추고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이는 의미 없는 회의를 하고 교류를 나눈다. 세상을 향해 외로이 자신의 의견을 외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나와 다른 의견을 마주하고 의견 충돌을 경험하는 것 역시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빤한 답만 내놓을 뿐이다. 하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일은 때로 위험한 사고를 불러오기도 한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 집단 자살을 한 ‘오대양 사건’이나 1978년 일어난 유나이티드 항공기 173편의 추락 사고는 집단사고의 늪에 빠져 눈앞의 현실을 바로보지 못하고 함정에 스스로 걸어 들어간 대표적 사례다. 승무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지 않은 탓에 비행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고, 외과 수술 의료진은 자신만 알고 있는 정보가 아닌 다수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옳을 거라고 믿은 탓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 예의라는 미명 아래 어리석은 선택을 따른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기까지 한다.

사회 심리학자인 샬런 네메스는 반대를 통해 우리가 더욱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의문점을 제기해야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수의 의견에 누군가 반기를 들 때 다수는 현재의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대의견이 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 반드시 옳을 필요는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반대자는 그 의견의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집단을 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게 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부터 뒤엉킨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똑똑한 기술, 반대에 숨겨진 진짜 힘을 배워보자.

반대의 놀라운 힘 / 샬런 네메스 지음 / 청림출판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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