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팬데믹 쇼크, 글로벌 경제위기 몰고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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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제로금리 통하지 않는 글로벌 쇼크 해법은?

6개 대륙 20만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1만명 이상 사망하게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경제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정부에 의해 공식 발표된 코로나19는 홍콩독감(1968), 신종플루(2009)에 이어 역사상 세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됐다. 미국 증시 폭락과 급상승이 반복되고 산유국 갈등으로 인한 유가 폭락이 잇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코로나19 사태 후 경제상황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일상적인 사회활동은 물론 소비·생산이 마비돼 수요와 공급 모두 급격히 위축됐다”며 “인적 교류가 끊기고 글로벌 공급망의 뿌리가 흔들려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머니S’는 세계 각국의 상황을 점검하고 국내 경제위기의 가능성을 내다보기 위해 경제·산업 전문가 10명에게 ‘긴급진단’을 의뢰했다. 한국 정부가 시행할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의 실효성도 점검했다.

[인터뷰 참여 전문가]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최성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이용만 한성대 교수·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장근석 지지옥션 팀장
디자인=김은옥 기자



금리 인하, 2008년식 ‘경제백신’ 안통해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한국 경제 3대 변수를 ▲팬데믹 ▲기준금리 인하 ▲국제유가 하락이라고 꼽았다.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은 긴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인 0.75%까지 인하했다. 하지만 시장에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 유동성 정책이 기대보다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공중보건 이슈란 점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Q. 미국과 한국이 신속히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섰다. 그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건가, 아니면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경기회복도 쉽게 가능할 것으로 보나.


▶이용만 :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서 실물 충격이 크고 금융부문으로 옮겨갈 수 있다. 쉽게 말해 당장 부실화가 나타난 여행, 항공, 에너지기업은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커져 금융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 지금은 생산 시스템이 전세계로 분업화돼 코로나19 때문에 교류가 끊기면 완공품이 나오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기업의 충격이 가계와 금융으로 옮겨가면 아무리 금리를 인하해도 부동산 역시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올 초 경기가 좋아질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는 경제가 바닥을 지나는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을 전망한 것이지 견고한 회복은 아니었던 걸로 본다. 한국은 아무리 내수를 키워도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국가인 만큼 세계적으로 국경을 차단하는 상황에선 회복이 어렵다.”

▶최성근
: “미국은 그동안 유동성이 끌어올린 장세다. 더 빠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없이 유동성이 끌고갔던 만큼 과거와 같은 랠리는 나오기 힘들다. 미국 에너지기업이 가장 위험한 상태다. 현재 채권금리가 10%를 넘는데 신용위험을 해소하지 않으면 신용경색이 올 것이다. 금리 감당이 안돼 수지 타산이 안 맞고 도산 위기다. 유가 하락이 있기 전 경제전망은 괜찮았다. 올 초 턴어라운드 신호가 있었고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기업들이 버티는 게 중요하다. 실물경제가 버틸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질 것이다. 그때까지 기업과 자영업자 등 경제주체가 버티면 위기감이 해소될 것이다.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정부 재정을 통해 버텨야 한다고 말한다. 경기 자체가 회복될 여지는 있다.”


▶김성태 :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은 하락세를 넘어 붕괴 수준이다. 2월 거시지표가 나오는 월말에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꺾일 경우 증시불안이 더욱 커질 것이다.”
 
▶황세운 : “중국에 이어 미국이 코로나19 영향권에 접어든 건 한국 경제에 가장 부정적인 요소다. 각국의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으면 국내 증시는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이미선 : “최근 채권시장은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중에 통와스와프 금리가 하락하며 금융위기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미국의 신용리스크와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을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도 눈에 띄게 늘어 한국은 각국의 정책공조에 기반한 외환 대비가 필요하다.”

표=김은옥 기자



12년 만의 국제 금융위기 오나


문 대통령은 “2008년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지만 전문가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는 경기 펀더멘털이 강한 만큼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금융위기 리스크도 차츰 사그라질 것으로 봤다.


Q. 2008년은 미국 금융회사의 모기지 부실사태에서 금융위기가 촉발됐다. 이번엔 전염병으로 인한 소비와 생산 위축, 실물경기 침체가 경제충격의 원인인데 12년 전과 비교하면 어떤가.

▶장민
: “미국 실물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만큼 얼어붙은 상황은 아니다. 미국 연준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일찍이 꺼내든 것은 경제위기에 선제대응하는 중앙은행의 강력한 메시지이자 정치적 이슈인 선거를 의식해 돈 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동락 : “한은이 금융위기 때처럼 수십조원을 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채권시장안정펀드 같은 특정 목적의 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 피해기업,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지평 : “과거 부동산 붕괴는 금융권의 자금경색에서 발생했다. 미국계 은행의 신용하락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줬다. 이번엔 금융이 아닌 실물경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 장기화되고 있는 소비 감소가 반대로 금융불안을 야기한 것. 재정정책으로 일시적인 충격 완화가 있지만 코로나19가 수습된 후에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늦어도 4분기엔 나아질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피크를 지났고 생산량이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이다. 우리도 피크를 지나 중국보다 늦은 회복을 맞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문제인데 지속될 건 아니므로 재정확대를 통해 금융불안을 막을 수 있다. 채무가 많은 항공, 물류, 에너지기업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박원갑 : “최악의 경우 2008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당시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8월부터 12월까지 가격이 약 20% 내렸다. 지금 금리를 내리는 이유는 그만큼 실물경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실물경기 침체는 개인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집을 사는 것은 미래의 일자리와 소득이 안정된다는 기대 하에 이뤄진다. 지금은 정부의 대출규제와 자금출처 조사가 강화됐고 아파트값 역시 많이 올라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금리를 내려도 부동산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낮다. 시중금리는 이미 많이 낮은 상태였으므로 금리인하에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장근석
: “경매시장 중심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데 이번 사태는 전염병이라는 특수 상황이다. 2월 말 법원행정처가 휴정 권고를 해 2주 이상 경매 법정이 열리지 않았다. 경매 법정이 열리면 오프라인으로 직접 입찰서를 내야 하므로 수십명에서 수백명이 몰린다. 부동산가격이 폭락해 한계상황에 몰리면 부동산을 팔아도 빚을 못갚는 경매 물건이 늘어난다.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월세를 못받는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경매를 신청해도 수치로 잡히는 데 6개월이 소요돼 실제 코로나19 효과를 알려면 4월 법정이 재개해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고 낙찰가격도 떨어질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이남의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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