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에너지' 무너진다… 각국 정부 재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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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21일 코로나 사태로 인한 매출 하락에 한달간 셧다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이스타항공
[Issue Focus] 팬데믹 산업계 영향은?

역사상 세번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후 터진 국제유가 폭락이 국제증시를 혼돈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여행, 항공업계는 적자와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고 에너지기업은 도산 위험이 고개를 든다. 글로벌경기에 금융과 부동산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른 점은 각국의 금리인하 등 유동성 확대정책이 시장에 통하지 않는다는 불안이다. 모기지 부실에서 파생된 금융회사 파산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진 2008년과 달리 이번에는 소비와 생산, 수출부문 부진이 기업과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

미국과 유럽에선 기업과 가계에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11조7000억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실질적으론 보건분야 등 재난대책에 쓰일 예정이다. 앞으로 정부의 재정지원이 어떻게 쓰이느냐가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계 재정지원 필요


추경 내용을 보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경북에 대한 예산을 포함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재해구호 ▲피해점포 지원 ▲소상공인 전기료·건강보험료 감면 ▲고용 특별지원 ▲긴급복지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산업계 일부에선 여행·항공산업 등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매출 하락과 적자가 확대될 경우 대규모 실업, 기업의 금융 채무불이행, 다시 금융회사 부실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공기관이 사상 첫 적자 위기를 맞았고 공항 입점 업체의 경우 매출이 떨어져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지원 규모를 감안할 때 기업 지원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은 대부분 재난구호와 자영업자 지원에 쓰이는 만큼 기업이나 공공기관 지원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기업의 도산 위기도 심각한 상황이다. 3월10일(한국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991년 걸프전쟁 이후 29년 만의 가장 큰 하락률(24.6%)을 기록해 ‘유가전쟁’(Oil Price War)의 서막이라는 말이 나왔다.

최성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갈등을 보여 리스크 해소가 힘들다”고 진단하며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 산업생산이 마이너스 지표를 나타내고 미국도 올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 정부는 대규모 재정지원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즈(F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은 3월17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가계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 모든 중산층과 저소득층 성인에게 최소 1000달러 수표를 발행하는 법안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촉구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재정지원은 대규모이고 과감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가계에 대한 이례적인 직접 소득이전을 현실화할 전망이다.

국내에선 강원도가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소상공인과 실직자 30만명에게 1인당 40만원씩 총 1200억원의 생활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강원도민 약 150만명 가운데 30만명(20%)가 생활안정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실효성 논란과 모호한 지원 기준을 문제로 지적한다.


부동산가격 2008년 재현하나


대한민국 국부의 87%를 차지하는 부동산도 코로나 쇼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1월 1만1491건 ▲12월 9589건 ▲올 1월 5571건 ▲2월 2597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 강화로 부동산경기가 위축된 상황에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져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긴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첫 0%대인 0.75%로 인하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기 쉽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은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줄줄이 인하되겠지만 통상적인 상황과 같이 부동산가격이 금리 추세와 반비례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하는 부동산에 유동성 공급을 의미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 이를 ‘집 사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긴 힘들다. 박 위원은 “임대차시장도 전세에서 준전세나 월세로 전환돼 전세 소멸이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 시차를 두고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가 진정된 후에 중기적으로 부동산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가격이 폭락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담보가치뿐 아니라 기업의 자산가치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8~12월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가격이 약 20% 내렸다. 투매나 경매를 막기 위해선 2008년과 같은 하우스푸어대책과 기업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7호(2020년 3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merry@mt.co.kr  |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2팀 김노향 기자입니다. 부동산·건설과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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