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립 20주년 맞는 메디포스트… '줄기세포의 미래'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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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일 메디포스트 부사장./사진=메디포스트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배아복제 논문 조작, 2019년 코오롱생명과학의 성분이 뒤바뀐 신약 인보사케이주 파문. 줄기세포치료제는 지난 십수년간 각종 논란으로 근간이 흔들렸음에도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시도되는 분야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진행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

창립 20주년을 맞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메디포스트는 골관절염치료제 ‘카티스템’이 연간 45%의 성장률을 보이며 해외 기업과 수출(라이선싱 아웃)을 계획 중이다. 코로나19 응급 임상에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의 사용을 원하는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과 공동연구도 진행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퇴행성관절염 분야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에 나선 메디포스트. ‘머니S’는 지난 23일 오원일 메디포스트 부사장(연구개발본부장)을 만나 줄기세포치료제의 미래와 가능성을 엿봤다. 오 부사장은 1987년 서울대 의학과 학사와 석‧박사를 취득,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에서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카티스템, 첨단의약품으로 자리 잡아


지금의 메디포스트가 있기까지 ‘카티스템’은 그야말로 개국공신이다. 카티스템은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아 올 1월까지 누적 판매량 1만5000바이알에 달하는 ‘블록버스터’(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 약물이다.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임상2상을 진행했고, SK바이오랜드와 적응증 확대를 위한 공동 임상을 진행 중이다.

“카티스템의 성과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습니다. 10여년 전 줄기세포치료제의 효용성이 학문적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실제 치료제로 쓰기엔 무리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카티스템은 줄기세포치료제가 첨단바이오의약품산업의 중요 분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죠.”

오 부사장은 “10년 전 의료‧제약업계는 줄기세포치료제를 마치 ‘공상과학’처럼 취급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치료제의 작용 기전을 보면 효과가 있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력으로 개발이 가능할지 의문이 팽배했다. 카티스템은 오 부사장이 의료현장에서 봤던 줄기세포의 가능성을 믿고 뚝심으로 연구에 매진한 결과 맺은 결실이다.

오 부사장은 진단검사의학과 의료진으로 일한 당시 골수나 신장, 장기이식 등 수술 전 검사를 담당했다. 그러다 제대혈, 조혈모 세포 이식에 대해 알게 됐는데 제대혈을 이용해 줄기세포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병원은 의약품을 개발할 예산이나 시설이 없다 보니 오 부사장은 서울대 의대 후배였던 양윤선 대표와 손잡았다. 오 부사장은 2004년 연구본부장으로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전념했다. 메디포스트의 대표 파이프라인은 카티스템‧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성 치료제 ‘뉴로스템’,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SMUP-IA-01’ 등이다. 뉴로스템은 올 1월 임상 1/2a상을 종료, 현재 데이터 분석 중이다.

오 부사장은 임상 결과 예측에 대해선 “임상1상의 경우 치료효능의 평가가 목적이 아니라 소수의 환자에게서 안전성과 유효 용량을 평가하는 단계”라며 “뉴로스템의 현재 데이터만으로 전체 임상 결과를 예측하거나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 단계 임상으로 진입하는 데 충분한 안전성을 보였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로스템, 올 하반기 임상시험 결과 나와


메디포스트 제대혈 보관소. 한 박스당 1000여명의 제대혈이 보관돼있다./사진=메디포스트

오 부사장은 뉴로스템의 임삼1상 결과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올해 5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늦어도 하반기엔 뉴로스템의 최종 임상시험 결과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MUP-IA-01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에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오 부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첫 환자 투여 후 현재 임상 대상 목표인 12명 환자 중 7명에 투여를 완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임상 차질이 염려되지만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연내 임상1상을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모스템은 코로나19 치료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업계의 러브콜도 쇄도했다. 오 부사장은 의료진이 코로나19의 응급상황 및 치료 목적으로 뉴모스템을 신청할 경우 긴급 사용을 위해 공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제대혈 줄기세포의 항염증·조직재생 효과가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폐의 염증과 조직손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다만 급성 바이러스 감염 상황에서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선 근거가 될 만한 연구결과가 없어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치료에 줄기세포를 접목하는 다양한 임상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부분적으론 치료효과가 있다는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면역항암제 투트랙 전략… 수익 개선


메디포스트는 기존 파이프라인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개발과 함께 신사업을 위해 신발끈을 조였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면역항암제’.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능력을 토대로 맞춤형 면역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오 부사장의 지휘 하에 새로 꾸려진 면역세포연구팀은 총 3명이다. 생명공학‧미생물학 전공자로 석사 학위 이상의 과정을 밟고 산학연 등에서 개발 노하우와 경험이 풍부하다.

오 부사장은 “면역항암제 연구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기존 제대혈사업과의 투트랙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디포스트가 앞서 보관하던 제대혈을 사용해 면역항암제를 연구개발하고 다른 제약·바이오기업과 연계해 맞춤형 면역항암제의 원료를 공급하겠단 목표다.

제대혈에는 골수이식에 쓸 수 있는 조혈모세포뿐 아니라 면역세포인 ‘T세포’(T cell) 등 성분이 많다. T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해 살해하는 ‘T살해세포’(Cytotoxic T cell)나 다른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T도움세포’(Helper T cell)로 분화한다.

오 부사장은 “암에 걸리면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 맞춤형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여러 장애물이 생긴다”며 “메디포스트가 보관한 제대혈은 암이 발생하기 전 건강한 세포로 이뤄졌기 때문에 면역항암제 원료로 쓰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제대혈에서 얻은 T세포가 면역항암제 원료로 적합하다는 그의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제대혈 속 T세포는 질병이 발병한 후 환자 혈액에서 얻은 세포보다 배양이나 면역조절기능이 더 뛰어나다는 논문이 앞서 발표된 바 있다.

“인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글로벌 1위 줄기세포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제2, 제3의 카티스템을 개발해 난치병환자의 치료수단을 제공하는 게 메디포스트의 목표입니다.”

골관절염·알츠하이머성 치매·면역항암제…. 메디포스트가 가고자 하는 미래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 의료수요의 기대가 높은 길이다. 어렵고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성공했을 때 가치가 높다.
 

한아름 arhan@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주간지 머니S 산업2팀 기자.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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