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다시 정비사업 뛰어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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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3주구. /사진=김창성 기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서초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뛰어들며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했다. 삼성물산은 인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도 나서 업계를 긴장시켰다. 경쟁사가 삼성물산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자료를 뿌렸다가 다시 회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집의 합병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검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서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자사 주식의 가치를 낮추려고 고의로 주택사업 매출을 떨어뜨렸는지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별·클린수주’를 다짐했다.


◆래미안의 화려한 귀환


“주택사업 매각은 터무니없다. 선별 수주를 위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주택사업 매각설이 나돌던 몇년 전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삼성물산은 주택사업을 접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업계 1위 아파트브랜드인 래미안을 앞세워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넘게 활발한 아파트 수주전에 나섰다. 강남·서초 등 부촌을 중심으로 대단지 래미안아파트를 지으며 지역 랜드마크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 무지개아파트 입찰을 마지막으로 장기간 수주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삼성그룹이 주택사업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질 만큼 업계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때마다 삼성물산은 업계의 과열 수주 경쟁을 벗어나 선별수주를 위한 사업성을 검토한다는 말로 진화에 나섰다.

그러다 약 5년 만에 신반포15차아파트 수주전에 복귀하자 업계는 물론 조합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신반포15차 조합원 A씨는 “한동안 재건축 수주전에 나서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경쟁에 뛰어들어 무게감이 높아졌다”고 반겼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도 “업계 1위 건설사가 참여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 단지가 가치가 있다는 것”이라며 “강남권에서 보기 힘들던 호반건설까지 수주전에 참여해 조합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고 평가했다.
래미안 원 펜타스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시장이 인정한 ‘래미안’의 가치?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복귀 무대는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사업. 삼성물산이 조합에 제안한 단지명은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다. 래미안 원 펜타스는 반포 중심에서 빛나는 별과 같은 하이엔드 주거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은 이 단지에 래미안이 가진 디자인 역량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싱가포르 래플스시티로 유명한 네덜란드 유엔 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는 대한민국의 주거문화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신반포15차를 빛낼 수 있도록 래미안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외에 인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도 나선다. 삼성물산이 이곳까지 품게 되면 래미안퍼스티지와 함께 대규모 래미안 브랜드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5년 동안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래미안 브랜드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의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값(2월 말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이 지은 아파트의 매매 평균가격이 444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경쟁사 아파트의 가격은 각각 ▲GS건설 3902만원 ▲현대건설 3466만원 ▲대림산업 3018만원 ▲대우건설 2414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쟁사 비방에도 ‘자신감’


삼성물산이 오랜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등장하자 경쟁사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재등판에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경쟁사에서 최근 삼성물산의 행보를 깎아내리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가 긴급히 회수한 것. 실적하락에 따른 수주전 참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재판 내용을 거론하며 경계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삼성물산의 등장에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해석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최근 몇년간 정비사업에 나서지 않았지만 래미안 브랜드가 주는 무게감은 다르다”며 “각 조합 입장에서 래미안이 참여하면 아파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물산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지만 공식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보고 황당했지만 맞대응하기보다는 브랜드가치로 정당하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주 자신감도 여전하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정비사업을 떠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대형 프로젝트라고 무조건 수주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사 간 과열경쟁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고 선별·클린수주에 나서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수한 사업성을 지닌 단지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수주 로드맵을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8호(2020년 3월31일~4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solrali@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에서 건설·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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