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금융, 명과암②] 간편한 주식거래의 '두 얼굴'… 개미 무덤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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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을 업고 금융혁신이 가속화된다. 우리는 휴대폰에 신용카드를 저장하고 결제하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금융거래를 한다. 더 빠르고 신속한 서비스를 원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게 디지털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가까운 미래, 디지털이 우리의 금융생활을 또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어두운 이면도 보인다. ‘현금없는 사회’ 속 디지털 문맹인 사람은 디지털이 야속하다. 디지털로 편리해진 주식거래는 투자 문턱을 낮췄지만 동시에 불안해하는 ‘개미’는 늘어났다. 빠르게 금융생활에 스며든 디지털. 우리에게 득일까 실일까.<편집자주>

증권업계 디지털 새바람, 낮은 진입 장벽에 '줍줍'하는 개미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업계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의 진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앞다퉈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스마트폰 앱으로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주식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개미)의 증시 자금 유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나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리고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개인 투자자들은 빚을 내 투자하는 주식 신용융자 잔액이 급증하면서 7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급등락 장세에선 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업계 디지털 금융 날개단다



국내 증권사들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디지털 금융 조직을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8월 종합 금융 플랫폼 ‘엠올’(m.ALL)을 선보였다. 엠올은 개인 금융 소비자에게 토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이다. 소비자는 앱 하나로 모든 금융회사의 통합 자산을 조회할 수 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종목 추천 서비스인 ‘엠클럽’(m.Club)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2017년 11월 출시 이후  2년여 만에 가입자가 20만명 이상으로 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본부를 신설하고 미래 수익창출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해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 디지털 기반 신사업 기획과 전사 프로세스 혁신 업무를 맡겼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9건의 혁신금융서비스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실명을 확인하는 서비스’이다. 현재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실명을 확인하는 서비스는 KB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가 증권가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토스의 증권업계 진출로 판도가 바뀌면서 금융투자업의 디지털 혁신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올해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 등의 활성화로 인한 신규 사업 가능성도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디지털 혁신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계좌개설·거래 손쉽게… 개미 ‘줍줍’ 열풍



지난 2016년부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직원 대면 없이 손안에서 계좌를 개설,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16년 3월 증권사 비대면 계좌개설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위탁매매계좌를 개설하거나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하려면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야 했다.

주식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자 그동안 주식을 하지 않거나 쉬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손쉽게 계좌를 개설,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통계치를 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3001만8232개로 처음으로 3000만개를 돌파했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1월 20만8000개, 2월엔 34만3000개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머니 업그레이드를 통한 증권계좌 개설수는 서비스 시작 28일 만에 50만개를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비대면 주식계좌수는 전월보다 7.4% 증가했는데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뱅크 연계 비대면 주식계좌는 10.1% 증가했다. 

하지만 손쉽게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줍줍’(줍고 줍는다) 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경기의 선행지표인 주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17일 이후 26거래일 중 25거래일에서 매수 우위 행보를 보이며 13조9348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줍줍’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개인 투자자는 9조7481억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월간 최대 순매수액(4조8974억원)을  뛰어넘은 액수다. 이달 10조737억원을 팔아 치우고 떠난 외국인 매물을 사실상 고스란히 떠받은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자예탁금은 39조866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27조원 수준에서 올해 1월 말 28조7000억원, 2월 말 31조2000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특히 이달 들어 급증세를 보여 23일엔 8조6000억원까지 폭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증시 주변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폭락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신용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6조7673억원으로 2016년 12월 22일(6조7546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주가 폭락 속 신용융자가 늘면서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반대매매 규모는 이달 16일 191억원(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6.7%), 17일 249억원(8.0%), 18일 245억원(7.7%), 19일 260억원(7.6%), 20일 249억원(7.8%), 23일 210억원(7.3%) 등으로 집계됐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매수는 적절한 전략이지만 국내 증시가 더 급락하면 이를 버티지 못한 개인의 물량 청산이 늘어나고, 추가적인 수급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의 신용잔고 증가는 개인투자자들의 학습효과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일부는 보유 종목 주가 급락에 따른 담보비율 하락에도 추가 담보금까지 납입해가면서 현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8호(2020년 3월31일~4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손희연 son90@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증권팀 손희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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