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날아간 청운의 꿈'… 코로나 핑계로 직원들 정리해고한 예술의전당 위탁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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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위탁업체가 최근 '부당 해고'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뉴스1

한 전시기획 전문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근로자들에게 일방적 해고 통보했다. 해당업체는 예술의전당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사다.

'머니S' 취재 결과 20대 취준생 A씨는 지난 1월 전시기획 전문업체 B사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A씨가 속한 팀은 예술의전당 내에서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했다. 



해고통보하며 '돈 줄테니 한달 더 일해달라' 뻔뻔함까지


근무 여건은 열악했다. 팀장과 인턴들을 포함해 인원이 7명이었지만 프로그램 운영공간 내 마땅한 사무공간조차 없었다. A씨는 "팀원들이 건의했지만 대표가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했다"며 "결국 내부 창고를 직원들이 직접 개조해 임시 사무공간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임금도 최저임금 마지노선을 오르내리는 수준에 그쳤다.

열악한 근무조건 속에서도 A씨는 아이들을 만나고, 평소 원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 보람을 느끼며 적응해 나갔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수주 간 외국 유명 작가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는 등 전문지식을 습득했다. 하지만 청운의 꿈은 채 한달밖에 이어지지 못했다. 

처음에는 팀에 소속된 아르바이트생 2명이 해고됐다. 별다른 이유 없이 이들이 정리되자 A씨와 직원들은 불안해했지만 팀장은 "설마 우리에게까지 영향이 오겠냐"라고 팀원들을 다독였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달 초 팀장에게 해고 통보를 내린 다음 A씨와 정직원 1명도 이튿날 회사에서 내보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회사가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 해고통보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팀원들에게 제시한 해고 사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이었다. A씨는 이 점에 대해 "방문객이 많이 줄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영이 힘들어진 객관적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렵다'라는 말과 함께 해고를 통보했다"라고 분개했다. 

회사는 A씨와 동료들에게 '인수인계와 업무정리가 필요하니 향후 몇주간은 계속 일하라. 그러면 이번달 월급은 보장하겠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를 거부했으나 그의 인턴 동료와 다른 정직원 1명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7일까지 근무했다. 회사는 인턴 동료에게 '새롭게 들어가는 프로그램 기획까지 도와달라'는 뻔뻔한 제의를 하기도 했다. 이들도 다른 팀원들과 마찬가지로 해고됐다. 회사가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번에 회사에서 정리한 인원은 총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술의전당 내 휴식공간에서 학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동화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안경달 기자



근거없이 일방적 해고통보… "누가 아이들 맡기겠나"



팀원들이 나간 자리는 적은 수의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됐다. A씨는 이에 대해 "작가에게 직접 교육을 받은 전문 직원들을 자르고 아르바이트생이 들어가면 교육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도 나름 예술의전당에 들어가는 업체인데 해고 절차부터 대처까지 이런 식으로 한다면 누가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기겠나"라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르면 고용주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나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밖의 징벌을 내릴 수 없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회사가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한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며 "노동위원회 심의 결과 부당 해고로 판정되면 부당해고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불하고 근로자들을 원직복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이번 일과 관련한 B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예술의전당 측은 해고 건과 관련해 사전에 B사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 없었다고 밝히며 사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당 내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위탁업체라 하더라도 인사문제까지 일일이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해고 과정에서) 근로자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에 대해 파악한 뒤 향후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경우 전당 측에 먼저 통보해줄 것을 서면으로 각 위탁업체에 당부했다"고 전했다. 
 

안경달 gunners92@mt.co.kr  | twitter facebook

안녕하세요 머니S 기자 안경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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