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유럽도 위기… 현대·기아차의 운명은?

 
 
기사공유

코로나19로 해외 생산거점이 마비되면서 위기에 처한 현대·기아차. /사진=뉴스1 구윤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자동차업계를 집어 삼켰다. 감염병 확산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세계 공장의 불이 꺼졌다. 극도의 공포감은 자동차 수요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80% 이상인 현대·기아차는 절벽 끝에 내몰렸다. 회사가 나서서 손을 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쏟아지는 신차로 내수시장을 압도할 순 있겠지만 대규모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사실상 올해 장사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불 꺼진 전세계 자동차공장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했다.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중심에 선 자동차업체들이 최소 2주에서 3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르노의 경우 프랑스 내 공장 12곳의 문을 모두 닫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포드는 지난달 19일부터 미국, 멕시코, 캐나다 공장의 불을 껐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30일부로 북미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기아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체코 노소비체, 터키 이즈밋, 인도 첸나이, 브라질 삐라시까바 등의 공장운영을 중단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당초 계획했던 공장중단 일정을 한차례 연기, 다음달 10일까지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멕시코 페스케리아 공장의 불도 꺼졌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해외 생산거점이 ‘셧다운’된 것이다. 주요 생산거점이 멈춰서면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각각 120만대, 75만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산기지 가동중단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해외 실적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26.2%, 11.2%씩 줄었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S&P(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산중단 등으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규모가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시장이 위축되면서 해외 의존도가 80%인 현대·기아차는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총 판매실적은 442만2644대이며 해외판매량은 368만802대였다. 전체 실적의 83%가 해외에서 나왔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판매실적 277만693대 중 225만488대가 해외 실적이다. 해외비중이 81%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 것이란 전망을 누구도 하기 어렵다. 현재로선 최소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로 전세계 자동차 수요가 최소 7%에서 최대 15%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무너지면 내부까지 붕괴된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미 현대차 등은 미국 공장 등의 중단계획을 연장한 상태다. 이미 수조원대 매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위원은 “공장별 근무조건, 생산차종 등이 달라 정확한 피해 규모 추정은 불가능”하다면서도 “52주(1년) 중 2주간 공장이 멈췄다면 전체 4%가 사라지는 것인데 지난해 현대차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00조원이다. 100조원의 4%이면 4조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유럽공략전진기지 체코공장의 불이 꺼졌다. /사진=뉴스1 유승관 기자



18% 남짓 내수시장이 대안?


일각에서는 내수시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최근 6년간 현대·기아차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선점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올해도 대규모 신차가 쏟아지면서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를 시작으로 상반기 싼타페 부분변경, 그랜저 부분변경 하이브리드 등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코나 부분변경, 투싼 완전변경 등이 준비 중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1분기 GV80, G80를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G70 부분변경과 GV70가 출시된다. 기아차는 최근 출시한 쏘렌토를 비롯해 모닝 부분변경, 카니발 완전변경 등의 신차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지만 전체 판매비중을 놓고 보면 내수 시장만으론 미약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비중은 전체 판매실적의 18% 불과하다. 현대차의 아반떼와 제네시스 G80, 기아차 쏘렌토 등이 사전계약 첫날 1~2만대를 넘어서면서 흥행을 예고했지만 안심할 순 없다.

국내 생산공장이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이 그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 2월 팰리세이드, GV80 등 인기차종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차량 공급에 차질을 빚었으며 기존 대기 기간에 최소 보름을 더해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였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대규모 생산중단을 불러온 자동차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의 공급난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수시장은 180만대 내외에 불과해 이 시장 자체가 독립성을 갖기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제조사들은 수출로 세계를 공략해야 한다”며 “내수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해외공장 활성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 양대축이 함께 무너졌다. 중국 등도 아직 정상가동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대차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다. 비대면성을 강조한 마케팅 활성화가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상황을 볼 때 올해 해외는 기대하기 힘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9호(2020년 4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50%
  • 50%
  • 코스피 : 1986.83상승 16.714:52 05/25
  • 코스닥 : 717.36상승 8.7814:52 05/25
  • 원달러 : 1243.70상승 6.714:52 05/25
  • 두바이유 : 35.13하락 0.9314:52 05/25
  • 금 : 32.62하락 1.4814:52 05/25
  • image
  • image
  • image
  • image
  • image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