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코로나 출구'… 면세점, 철수 도미노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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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빈 인천공항 면세구역/사진=뉴스1DB
“남일 같지가 않아요. 한화, 두산, SM면세점까지 백기를 들었는데 다음 타자가 우리가 안 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임대료 부담이 너무 크고 장사는 안되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A 면세점 관계자) 

“지난달 매출 90%가 줄었어요. 하루 매출이 200만원도 안 된 경우가 셀 수 없이 많아요. 임대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데 매출 수십 배를 임대료로 부담해야 했던 상황이에요. 정부가 뒤늦게 감면에 나서줘서 고맙지만 앞날은 여전히 살얼음판이에요.”(B 면세점 관계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 고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휴업에 돌입하면서 국내 면세점 2월 매출은 1월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3월 들어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접어든 만큼 실적 악화는 더 커질 전망. 1분기 실적 부진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됐고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2월 면세점 매출 반토막… 3월은?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025억원으로 1월(2조248억원)보다 45.5% 감소,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가 시작한 1월에도 전월(2조2848억원)보다 12.9% 줄어든 데 이어 매출 감소폭이 확대된 것. 

방문객수도 급감했다. 지난달 내·외국인 방문객수는 175만4000여명으로 한달 전(383만7445명)보다 54%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1월 말부터 확산되면서 최대 고객이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발길이 뚝 끊겨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면세점은 무더기 임시 휴업에 들어가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3월 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평소 인천공항 면세점의 한달 매출은 2000억원, 임대료는 800억원 수준이었으나 3월 들어 매출은 400억원으로 80~9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 속에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도 가까스로 버텼지만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며 “3월 매출이 3억에 못 미칠 전망인데 내야 할 임대료는 12억원에 달했다”고 털어놨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상순까지 코로나19 영향이 극대화되며 공항 면세점 매출이 70~80% 이상의 감소했고, 시내 면세점들은 온라인 비중이 50% 가까이 확대되며 오프라인 부진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부터 중국인 입국자가 1만명대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당분간 대형 따이궁 위주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공항면세점 폐쇄/사진=뉴스1DB



한달 손실만 1000억원 넘어



팬데믹 상황으로 접어든 3월을 고려하면 면세점 수요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기업의 1분기 실적 추락도 현실화되고 있다. 해외관광 수요가 위축되고 글로벌 모든 공항의 출·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면세점들이 무더기 임시 휴업을 실시한 데다 춘제(중국의 설) 연휴 이후 업계 큰손이던 따이궁들도 상대적으로 뜸해졌다는 분석이다. 

상장된 면세점 관련 기업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세계 곳곳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부진한 데다 높은 임대료 부담에 ‘이중고’를 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이 3월 한달에만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와 신세계의 1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면세점업계의 2~3월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40%대 줄었고, 특히 인천공항점 매출이 80% 떨어져 고정비로 작용하는 임대료 부담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뒤늦게 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임대료를 3월분부터 6개월간 20% 감면하기로 결정했으나 위기 타개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일단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만큼 임대료 감면만으로 수습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미노 철수를 막기 위해선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멀어지는 실적 정상화… 앞날은?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다. 업계는 실적 정상화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의 매출 회복은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따이궁 소비가 관광객 소비 대비는 견조할 수 있지만, 전체 시장 규모의 회복 수준과 속도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과거 수준의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면서도 “공항면세점과 지방면세점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실적은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위기가 중장기적으로는 기회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준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따이궁 매출 비중이 높고, 백화점 사업을 겸하고 있는 업체들에겐 기회일 수 있다”며 “실적 방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9호(2020년 4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식음료, 주류, 패션, 뷰티, 가구 등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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