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워크아웃 가나?"… 마힌드라, 300억원 지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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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사진=뉴시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핑크빛 미래를 꿈꾸던 쌍용차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예병태 사장은 "마힌드라의 자금지원이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당장 도래하는 만기 차입금 등 해결과제가 산더미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쌍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와 달리 올해 마땅한 신차가 없는 점도 문제다. 연초부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마힌드라 체제에서 최대 위기를 맞은 쌍용차는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갑자기 돌변한 마힌드라, 왜?



올초 2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살리겠다고 밝힌 마힌드라. 이 같은 약속은 3개월 만에 '거짓말'이 됐다. 마힌드라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이유는 뭘까. 마힌드라와 쌍용차 측이 밝힌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마힌드라의 지난달 인도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88% 감소했다. 이미 2016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된 인도시장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휘청이고 있다. 예병태 사장도 전날 담화문을 통해 "마힌드라그룹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의 투자계획 철회는 지원요청에 답이 없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월 방한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필요자금 5000억원 중 2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700억원은 산업은행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고엔카 사장의 이 같은 요청에도 현재까지 산은 측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중국 상하이자동차처럼 '철수'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는 2008년 12월 산은 및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2009년 1월 법정관리 신청을 하며 쌍용차와 작별했다. 쌍용차 측은 절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은 쌍용차의 사업운영 영속성 지원을 위한 400억원의 신규 자금과 신규 투자 유치로 재원을 확보, 철수 의혹을 불식하고 계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면서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투자계획 철회와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전날 "주주와 노사가 합심해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채권단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등을 감안해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보다 시급한 문제


쌍용자동차가 3000억원을 넘게 투자해 만든 뷰티풀 코란도. 과거 카리스마 넘치는 코란도 대신 티볼리스러운 디자인을 선택하면서 참패했다. /사진=쌍용자동차
예병태 사장은 마힌드라의 투자 포기에 대해 "마힌드라그룹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2300억원은 올해 당장 필요한 긴급 자금이 아니다"라며 "회사는 노조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요청을 통해 유동성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쌍용차에게 마힌드라의 2300억원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더 시급하다. 먼저 올해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의 차입금을 해결해야 한다. 쌍용차는 비핵심자산인 부산물류센터 등을 매각해 자금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3개월간 마힌드라 측이 지원하기로 한 400억원도 차입금 해결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최근 고꾸라진 판매실적이다. 정부가 극적으로 쌍용차를 지원한다고 해도 현 상황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밖에 없다. 올해 1~3월 쌍용차의 내수 및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각각 36%, 11.7%씩 감소했다.

올해 풀체인지(완전변경)급 신차가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은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현실적인 경쟁상대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각각 트레일블레이저와 XM3를 선보이며 내수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르노삼성은 5581대가 팔린 XM3를 앞세워 내수실적을 전년대비 83.7% 개선했다. 한국지엠도 3187대가 팔린 트레일블레이저를 발판으로 전년대비 39.6% 개선된 내수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쌍용차는 기존 모델이 모두 부진하며 전년대비 37.5%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고질병인 수출부진 역시 문제다. 유럽 론칭 등을 본격화하며 코란도가 선전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하면서 올 1분기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12분기 연속적자로 허덕이는 쌍용차가 흑자를 실현하려면 판매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부재,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쌍용차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 모델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신차를 쏟아내고 있어 쌍용차 입장에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lee88@mt.co.kr  | twitter facebook

머니S 산업2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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